1억 년의 침묵을 깨고 활동하는 블랙홀이 포착됐다.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하는 수수께끼의 천체 블랙홀이 다시 깨어나는 순간에 학계가 주목했다.
폴란드와 인도 공동 연구팀은 15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은하 J1007+3540의 중심부 초대질량 블랙홀이 1억 년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잠에서 깬 블랙홀이 뿜어낸 제트는 주위의 거대한 은하단과 부딪혀 화산이 폭발한 것 같은 장렬한 광경을 만들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해당 블랙홀은 네덜란드의 전파망원경군 LOFAR(Low-Frequency Array) 및 인도의 거대 미터파 전파망원경(Giant Metrewave Radio Telescope, GMRT) 등 고감도 관측 장비를 이용해 포착했다.
폴란드 야기에우워대학교 천문학자 마렉 잠로지 연구원은 “전파망원경이 잡아낸 블랙홀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플라즈마 제트를 내뿜었다”며 “그야말로 블랙홀이 다시 태어난 듯한 극적인 변화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랙홀이라는 천체 자체가 새로 태어난 것은 아니며, 그 활동이 재개된 극적인 상황을 잡은 것”이라며 “이번 발견은 잠자던 블랙홀이 어떻게 다시 은하의 형태를 만들고 바꿔 나가는지 수수께끼를 풀 중요한 단서”라고 덧붙였다.
블랙홀이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 주위의 물질을 빨아들여 다시 제트를 내뿜는 상황은 전례가 없다. 과거 격렬하게 활동했던 이 블랙홀은 1억 년 전 연료인 가스가 소진되면서 활동을 중단하고 조용해진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어떤 이유로 주위의 물질을 다시 빨아들이기 시작했고, 새로운 제트를 힘차게 내뿜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J1007+3540은 초고온 가스로 채워진 거대한 은하단에 존재한다. 이런 환경은 일반 전파은하에 비해 훨씬 높은 외부 압력을 만들어낸다. 깨어난 블랙홀이 다시 제트를 바깥으로 내뿜을 때, 고밀도 물질과 상호작용으로 제트가 크게 휘고 뒤틀렸다.
마렉 잠로지 연구원은 “블랙홀 제트는 북쪽 로브로 이름 붙인 잎 모양의 영역에서 압축되면서 왜곡됐다”며 “주위의 가스에 의해 옆으로 밀려난 플라즈마가 커브를 그리며 역류하는 흔적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다른 관측에서는 이 영역의 입자가 매우 오래돼 에너지의 대부분을 잃은 사실도 파악됐다”며 “J1007+3540은 주위의 뜨거운 가스에 의해 제트가 압축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뚜렷한 예시”라고 강조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블랙홀이 어떻게 활동을 전환하는지, 그리고 은하단의 환경이 은하 전체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알게 해 준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은하의 성장은 절대 평범하지 않으며, 블랙홀의 폭발적인 힘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의 짓누르는 듯한 싸움이라고 결론 내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