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실력은 학습에 의해 향상되지만, 타고난 재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21일 ‘PLOS B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간의 특정 유전자가 수학능력에 관여하는 사실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간의 뇌에서 수적 표현을 담당하는 우두정엽 부분의 회백질 발달과 유전자 ‘ROBO1’에 주목했다. 이 특정 유전자가 우두정엽의 회백질 발달에 관여, 결과적으로 수학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연구팀 가정이었다.

이를 실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아직 수학 교육을 받지 않은 3~6세 아이들을 실험에 동원했다. 각 학생의 우두정엽 회백질 부피를 계측한 뒤, 이들이 7~9세가 된 뒤 수학시험을 치렀다.

수학실력이 유전자와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진=pixabay>

그 결과, ROBO1의 종류와 회백질의 부피에는 뚜렷한 관련성이 입증됐다. 회백질 부피가 클수록 수학시험 성적이 좋았는데, ROBO1 유전자가 바로 회백질 부피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습장애 중 하나인 산수장애 어린이는 어머니의 66%, 아버지의 44%, 형제의 53%, 2촌 친족의 44%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며 “이는 수학에 대한 감각이 유전자와 관련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유전자와 회백질의 부피, 그리고 수학능력이 서로 연결돼 있더라도 취학 전 아이가 자연스럽게 숫자에 노출되는 ‘경험’도 무시하지 못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어렸을 때 숫자게임을 즐기거나 부모와 쇼핑하며 셈에 익숙한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수학을 이해하는 연령대가 빠르다”며 “이번 실험은 3~6세와 7~9세의 두 시점의 결과를 조사했을 뿐, 아이들이 그 사이 어떻게 자랐는지까지 들여다보지 않아 객관성이 다소 결여된다”고 인정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