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우주망원경의 사진 약 1억 장을 인공지능(AI)이 불과 2.5일 만에 해석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학설에서 벗어난 이상 천체가 1300개 넘게 확인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허블우주망원경 공동 운용팀은 29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AI 모델 Anomaly Match를 사용한 이미지 아카이브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운용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이 35년간 지구로 보낸 방대한 분량의 천체 이미지 아카이브를 Anomaly Match를 이용해 이틀 반 만에 분석했다. 그 결과 이상한 천체로 보이는 후보들을 1300개가량 뽑아냈다.

허블의 방대한 사진 자료를 AI가 분석하는 과정에서 추출된 이상 천체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Anomaly Match 모델을 개발한 ESA 데이비드 오라이언 연구원은 “허블의 수많은 천체 이미지를 사람이 재검토하며 이상 천체를 추리려면 수 년이 걸린다”며 “AI로 후보를 좁혀 전문가가 확인하는 시스템이 이번에 확립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Anomaly Match는 인간의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모방한 신경망”이라며 “데이터 내의 패턴을 인식함으로써 학설에서 벗어나고 천문학 이론에 위배되는 희귀한 천체들을 검출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이상 천체의 대부분은 합체나 상호작용 과정에 있는 은하다. 일반 은하와 다른 왜곡된 형상이 특징이며, 일부는 먼지와 가스가 길게 뻗은 꼬리를 가졌다. 은하의 중력으로 인해 시공이 왜곡되고 배경 은하의 빛이 고리 모양으로 휘는 중력렌즈 효과도 다수 확인됐다. 가스가 촉수처럼 늘어나는 해파리 은하도 파악됐다.

30년 넘게 운용 중인 허블우주망원경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천문학계는 이번 시도가 허블 아카이브 전체를 대상으로 이상 천체를 계통적으로 탐색한 첫 사례라는 점에 주목했다. 허블우주망원경처럼 어떤 관측기기가 얻은 자료는 일정 수준이 되면 너무 방대해지는데, 이를 AI로 순식간에 분석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데이비드 오라이언 연구원은 “우주망원경이나 광시야 탐색 활동의 데이터가 한층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번과 같은 AI 시스템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ESA의 우주망원경 유클리드나 곧 가동될 벨라루빈천문대, 2027년 5월까지 발사되는 낸시그레이스로만우주망원경 등이 취득할 데이터의 분석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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