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똥이 잉카제국 이전에 융성한 친차왕국을 다방면에서 지탱한 원동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호주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연구팀은 페루 남해안에 번성한 친차왕국의 유적 조사에서 새똥의 역할에 주목했다. 친차는 서기 1000년부터 1400년에 걸쳐 빛을 본 왕국으로, 15세기 무렵 잉카제국에 합병됐다.
조사 관계자는 “친차왕국 사람들은 바닷새의 배설물이 굳은 구아노(동물의 변이 축적돼 형성된 일종의 광물질. 인광석이라고도 함)를 애지중지했다”며 “친차왕국에서 구아노는 사회와 정치, 경제적 확장을 가능하게 한 매우 중요한 자원이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친차왕국 유적에서 출토된 옥수수 35개와 바닷새 11마리의 뼈에 대해 탄소, 질소, 황을 이용한 다중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옥수수에서 검출된 질소 동위원소비 평균값이 매우 높았는데, 늦어도 서기 1250년 경에는 원주민 공동체가 구아노를 비료로 사용해 작물 생산성을 높였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조사 관계자는 “구아노는 소 등 육상 동물의 분뇨와 비교해 질소와 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효율적인 유기 비료”라며 “건조한 기후로 인해 바다로 유출되지 않고 수 m 높이까지 퇴적된 구아노는 그야말로 보물단지였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성과는 친차왕국 사람들이 바닷새의 구아노를 활용, 농사를 지었다는 가설을 입증했다”며 “전성기 친차왕국의 인구는 약 10만 명으로 어부나 농민, 상인과 같은 전문적인 커뮤니티로 구성됐다는 기록 역시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친차왕국 어부들은 해안에서 약 25㎞ 떨어진 친차제도에서 구아노를 수집해 농민들에게 제공했고, 농민들은 이를 사용해 옥수수 수확량을 늘렸다고 연구팀은 봤다. 상인들은 그 구아노와 작물을 해안가나 안데스 고지로 가져가 교역하는 등 친차왕국은 구아노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이야기다.
조사 관계자는 “친차 사람들은 바닷새가 물고기를 먹고 남긴 배설물이 옥수수를 키우며, 옥수수가 다시 인간을 먹고 살게 한다는 생태학적 사이클을 깊이 이해했다”며 “이런 개념은 당시의 직물이나 도자기, 건축용 조각에도 묘사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본 연구는 잉카 이전 세계의 구아노 사용 사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향후 대규모 연구를 실시해 구아노 비료가 어느 문명까지 활용됐는지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