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자연을 만끽하면 단시간에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신경학적 메커니즘이 학자들의 노력으로 규명됐다. 자연환경에 놓인 뇌는 단 3분 만에 정돈된다는 사실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캐나다와 영국, 칠레 신경학자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관찰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의 성과는 지난달 발간된 국제 학술지 Neuroscience & Biobehavioral Reviews에 먼저 실렸다.

바쁜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이 자연의 자극을 받으면 스트레스 경감 효과를 보는 것은 선행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다만 그 원리를 두고는 여전히 많은 가설이 존재한다. 

우리 뇌는 자연과 접하면 단 3분 만에 릴랙스 모드로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신경과학 및 심리학 분야에서 인간이 자연의 자극과 도시의 자극에 노출될 때 뇌 반응을 비교 분석했다. 이와 관련된 100건 넘는 선행연구 데이터도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신경학자 페르난도 로사스 연구원은 "피실험자가 공원을 산책할 때, 시끄러운 도심을 걸을 때 각 뇌 활동 변화를 살폈다"며 "fMRI(기능적자기공명영상)로 뇌 혈류 변화를 추적하고, 뇌파계로 이완 상태를 조사해 뇌가 각 환경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뇌 영상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자연에 접촉하면 단 3분 만에 불안을 담당하는 편도체 활동이 억제돼 뇌가 휴식 모드로 전환했다"며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은 단순한 기분 전환을 넘어 뇌에 생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자연과 마주할 때 우리 뇌는 전투 모드에서 벗어나 몸이 이완된다. <사진=pixabay>

이번 연구에서는 자연환경에 놓인 사람의 뇌 활동이 회복과 릴랙스로 명확히 전환되는 것도 증명됐다. 자연에 머무는 시간이 길면 그 효과가 더 강해지고 오래 지속됐다. 이는 수십 년에 걸친 연구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해 밝혀낸, 과학적 근거가 있는 뇌 리셋 현상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페르난도 연구원은 "자연에서 감각 자극이 완화되면 뇌는 전투 모드라 불리는 흥분 상태에서 벗어난다"며 "이에 따라 심박수가 낮아지고 호흡이 깊어진다. 자신의 결점과 불안을 여러 번 되새기는 반추와 관련된 뇌 네트워크도 조용해져 마음의 혼란이 가라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가 이렇게까지 자연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식물 잎맥이나 파형 등 자연계에 많이 존재하는 프랙털이라는 기하학적 무늬가 꼽힌다. 프랙털은 도형의 일부를 확대해도 전체와 같은 형태가 나타나는 구조다. 인간의 뇌는 진화 과정에서 이 무늬를 최소한의 노력으로 처리하도록 적응했다고 학자들은 본다. 시각 정보가 밀집한 도시나 스마트폰 화면은 뇌에 부하를 걸지만, 프랙털이 풍부한 자연은 뇌를 편히 쉬게 한다는 이야기다.

◼︎스푸트니크가 전하는 추가 지식

밖에 나가기 어렵다면 아름다운 대자연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사진=pixabay>

자연환경에서 심신이 편안해지는 이유는 프랙털 말고도 있다. 많은 학자들이 손에 꼽는 원인은 몰입형 체험이다. 자연과 접촉에는 손쉬운 것부터 본격적인 것까지 다양한 단계가 포함되는데, 하나같이 몰입형 체험으로 단시간에 심신을 정돈한다.

2022년 미국 조사에 따르면, 가장 효과가 높은 것은 숲이나 폭포 등 몸 전체로 자연을 체감하는 몰입형 체험이다. 실제 자연에 몸이 노출되면 단 몇 분 안에 뇌 활동에 측정 가능한 변화가 나타났다. 녹음이 가득한 공원을 산책하거나 물가에 앉는 등 직접적인 체험은 뇌 리셋 효과를 단번에 높인다고 한다.

몰입형 체험은 임의로 만들 수도 있다. 집에 관엽식물을 키우거나 자연을 담은 시원한 사진, 동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뇌가 편안해진다는 선행연구가 있다. 자연과 관계가 깊어지고 체류 시간이 길수록 뇌의 리셋 효과는 확실하고 강력해지지만, 밖에 나가지 못하는 이들도 방법은 얼마든 있다는 의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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