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불러도 먹을 것에 반응하는 것은 뇌의 메커니즘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학계는 뇌가 식욕을 제어하는 과정을 완벽하게 이해하면 보다 효과적인 건강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심리학자 토마스 샘브룩 박사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에피타이트(Appetite) 3월 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식욕이 뇌와 분명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건강한 남녀 학생 지원자 76명을 모아 실험을 진행했다. 피실험자 모두 체질량지수(BMI) 18.5~45으로, 다이어트 중이거나 섭식장애를 겪는 이는 제외했다.
피실험자들은 기하학 이미지를 보고 다음에 나타나는 음식 사진을 학습하는 게임을 반복했다. 그 보상으로 원하는 음식을 제공했는데, 양은 최소한으로 조정했다. 각 피실험자는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고 느낄 때까지 게임을 계속했다.
토마스 샘브룩 박사는 "피실험자 모두 포만감을 느꼈지만 뇌파를 조사한 결과는 놀라웠다"며 "각 피실험자의 뇌는 음식 사진을 볼 때마다, 설령 배가 부르더라도 보상 신호를 계속 보냈다. 음식에 대한 욕구는 물리적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뇌는 일관적으로 음식에 대해 동일한 강도로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쉽게 말해 뇌는 위장이 음식으로 가득 차도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며 "포만감이 아무리 커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 정보가 시각적으로 확인되면 뇌는 반응을 멈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음식 사진만 봐도 뇌가 반응한다는 사실은, 과식이나 비만이 주변 환경에 의해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선행 연구에서는 비만 아동이 정상 체중의 또래보다 음식 관련 광고를 더 많이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마스 샘브록 박사는 "뇌가 왜 음식 사진에 끊임없이 반응하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진화 과정의 산물일 것"이라며 "뇌가 식욕에 관여하는 과정을 완전히 이해하면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다이어트 방법도 만들어질지 모른다"고 전했다.
뇌가 식욕과 깊이 관련된 사실은 이전 연구들에서 드러났다.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뇌의 시상하부 활동이 주된 원인인데, 시상하부 보상중추에 문제가 생기면 음식 양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쥐 실험 결과가 주목됐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팀은 식욕 증진과 관련된 호르몬 그렐린이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어도 분비되는 이상 현상이 정상인에게서도 나타난다고 2020년 보고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