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만 년 전 활동한 신종 유인원의 흔적이 이집트에서 발견됐다. 중동 지역이 인류 진화의 중요한 중심지였을 가능성에 학계가 주목했다.

이집트 만수라대학교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3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대략 1800만 년 전 번성한 것으로 보이는 신종 유인원 마스리피테쿠스(Masripithecus)의 분석이 한창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말 발간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도 소개된 마스리피테쿠스의 화석은 이집트 북동부 와디 모그라 지역에서 나왔다. 속명은 아랍어로 이집트를 의미하는 마스르(Masr)와 발견지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아래턱 화석을 토대로 재현한 마스리피테쿠스 <사진=헤샴 살람>

만수라대 고생물학자 헤샴 살람 박사는 "이 지역은 마이오세 당시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였다"며 "이번 발견은 중동 전역이 인간과 현생 유인원의 공통 조상이 탄생한 장소일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현생 유인원의 고향은 케냐 등 동아프리카라는 설이 힘을 받았지만, 이번 역사적 발견이 그 정설을 뒤집을 수도 있다"며 "우리가 얻은 화석은 아래턱 뿐이지만 다른 부위가 발굴된다면 이번 연구는 확실히 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생물학에서는 긴 꼬리를 가진 것을 원숭이, 꼬리가 없고 뇌가 큰 인간상과에 속하는 영장류를 유인원으로 분류한다. 유인원에는 인간, 보노보,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그리고 긴팔원숭이 등이 포함된다. 지금까지 와디 모그라 지층에서는 원숭이 화석만 나왔고, 인류의 먼 친척 유인원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하악 화석을 토대로 재구성한 마스리피테쿠스의 두개골 <사진=헤샴 살람>

조사된 화석은 아래턱 일부지만, 연구팀은 같은 시기의 다른 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을 알아냈다. 매우 큰 송곳니와 표면에 복잡한 무늬가 있는 견고한 어금니다. 연구팀은 마스리피테쿠스가 주로 과일을 먹었지만, 기후 변화로 식량이 줄자 견과류나 씨앗 등 단단한 것들도 씹어 부술 유연한 식성을 가졌다고 추측했다.

특히 연구팀은 약 1800만 년 전, 지구의 판 운동으로 현재 이집트(북동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중동)가 연결된 곳인 점에 주목했다. 이 일대는 유인원과 동물이 아시아로 진출하는 이동로 기능을 했다. 연구팀은 인류의 조상이 동아프리카 기원이라는 기존 가설에 마스리피테쿠스의 분석 결과, 현생인류의 DNA, 화석 지층 연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덧대 진화 계통수를 시뮬레이션했다.

이번 발견은 인류의 조상이 중동에서 발현했을지 모른다는 새로운 가설을 만들어냈다. <사진=pixabay>

그 결과, 마스리피테쿠스는 1800만 년 전 동아프리카에 있던 어떤 유인원보다도 현대인이나 침팬지와 비슷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이는 유인원의 공통 조상이 동아프리카가 아니라 중동을 거점으로 다양화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헤샴 살람 박사는 "지금까지 인간이나 침팬지 등 현생종 유인원의 공통 조상은 케냐나 우간다 등 동아프리카에서 탄생했다는 설이 유력했다"며 "마스리피테쿠스의 발견은, 그동안 화석 기록이 부족해 간과된 지역이 인류 진화의 중요한 거점이라는 점을 깨닫게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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