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지표면 아래에서 하천에 의해 형성된 고대 삼각주가 확인됐다. 이번 발견으로 화성에 물이 존재한 기간이 학자들 추측보다 최소 5억 년 길고, 생명체가 생존할 환경이 훨씬 오래 지속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공동 연구팀은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8일 자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제제로 크레이터 인근 지하에 퇴적과 침식을 반복된 지층이 있음을 파악했다. 이는 화성에 장기간 물이 순환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퍼서비어런스는 현재 제제로 크레이터에서 한때 호수였던 장소를 돌며 생명체의 존재를 입증할 증거를 수집 중이다. 퍼서비어런스에는 레이더 장비 RIMFAX가 탑재돼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를 스캔할 수 있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퍼서비어런스가 약 6.1㎞를 이동하며 쌓은 RIMFAX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제제로 크레이터 서쪽 분화구를 따라 네레트바 계곡과 연결되는 마진 유닛 지하 35m 지점에 주목했다. 바위가 복잡하게 쌓인 지하 지층은 고대에 물이 유입돼 만들어진 것으로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UCLA 천체물리학자 데이비드 페이지 연구원은 “그간 학자들이 몰랐던 화성의 물의 역사와 마주했다”며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것은 강이 호수로 흘러드는 곳에 모래와 진흙이 쌓여 형성되는 삼각주”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화성 표면에서 관측된 삼각주들은 물이 존재한 시기가 약 37억 년 전임을 시사했다”며 “이번 지하 삼각주는 그보다 오래된 약 42억 년 전 형성돼 화성에 물이 존재한 시기를 대략 5억 년 앞당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생물과 같은 작은 생명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안정된 물 환경이 오래 지속돼야 한다. 화성에 물이 존재한 기간이 예상보다 5억 년 길다면,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화성은 생명이 생존하기 훨씬 좋은 환경이었음을 의미한다.
데이비드 페이지 연구원은 “레이더 데이터 분석 결과, 지하 지층은 최대 약 90m 두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지층은 물의 흐름에 의해 땅이 깎이는 침식과 다시 토사가 쌓이는 퇴적이 여러 번 반복된 복잡한 구조”라고 언급했다.
연구원은 “이런 구조는 화성의 역사에 물이 풍부하게 흐른 시기와 건조한 시기가 여러 번 반복됐음을 보여준다”며 “지하까지 퍼진 이 두꺼운 지층은 지금처럼 차갑고 건조한 행성이 되기 전 화성이 훨씬 역동적인 곳이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gn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