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카카오 가격이 급등해 대체 초콜릿 개발 경쟁이 뜨겁다. 기후변화와 병충해로 주요 생산지 서아프리카의 수확량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원재료 가격이 올라 우리나라 제과업체도 초콜릿 제품 가격을 최근 조정한 바 있다. 식품 기업과 스타트업, 연구기관들은 카카오 없이도 초콜릿의 맛과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는 2018년 카카오 열매의 과육과 껍질까지 활용, 원료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네슬레는 이후에도 카카오 함량을 줄이면서도 풍미를 유지하는 공정 기술을 여러 차례 공개했다. 이런 노력은 카카오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푸드테크 기업 보이지 푸드는 2023년 카카오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코코아 프리 초콜릿 상용화를 선언했다. 회사는 포도씨와 해바라기씨, 케럽 등을 발효·배합해 초콜릿 특유의 쓴맛과 향을 재현했다. 실제 초콜릿에 가까운 풍미를 구현하면서도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을 크게 줄였다고 보이지 푸드는 강조했다.

독일 플래닛 어 푸드 사가 내놓은 초비바 <사진=Planet A Foods 공식 홈페이지>

영국 식품 스타트업 WNWN 푸드랩스는 2022년 대체 초콜릿 WNWN을 내놓았다. 보리와 케럽을 주원료로, 자체 발효 공정을 통해 초콜릿 향을 만들어냈다. 2023년에는 유럽 식품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하며 상업화를 본격화했다.

독일 식품기업 플래닛 어 푸드는 2024년 해바라기씨를 기반으로 한 초콜릿 대체품 초비바(ChoViva)를 출시했다. 코코아 대신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료를 활용해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고, 생산 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설명이다.

이처럼 대체 초콜릿은 단순한 모방 식품을 넘어, 기후위기와 식량 공급 불안에 대응하는 새로운 산업으로 떠올랐다. 다만 아직 해결할 과제도 있다. 배양육만큼 상당한 기술을 요하지는 않더라도, 초콜릿 특유의 깊은 풍미와 입안에서 녹는 질감, 소비자 인식까지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기술적·심리적 장벽이 남았다는 평가다.

셀레스티 바이오의 초콜릿은 카카오 원두 하나를 배양 탱크에 넣고 폭발적으로 증식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사진=셀레스티 바이오 공식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최근 등장한 대체 초콜릿이 시장에 안착할지 주목된다. 미국 식품업체 몬데레즈인터내셔널은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카카오 원두 세포를 배양한 인공 초콜릿이 이르면 내년부터 판매된다고 전했다. 이 초콜릿은 몬데레즈인터내셔널이 자금을 지원하고 이스라엘 기업 셀레스테 바이오가 만들었다.

연구실에서 세포를 배양해 만든 대체 식품은 고기나 생선 등 여러 가지다. 다만 카카오 원두 세포를 이용한 대체 초콜릿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에 탄생한 시제품 밀크 초콜릿은 진품과 차이가 없는 품질이 확인됐다.

날씨나 환경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고품질 초콜릿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셀레스테 바이오는 배양을 떠올렸다. 건강한 카카오 원두 세포를 바이오리액터에 넣고 최적의 온도와 영양상태를 유지한 결과, 원두가 폭발적으로 증식했다. 이를 이용해 초콜릿의 주된 원료인 코코아버터 생성이 가능했다.

서아프리카에서 주로 재배되는 카카오는 최근 가격이 급등해 품귀현상까지 벌어졌다. <사진=pixabay>

셀레스테 바이오 관계자는 "1000ℓ 탱크를 사용하면 카카오 원두 한 알로 연간 1t에 달하는 코코아버터를 생산할 수 있다"며 "원래 그만한 코코아버터를 얻으려면 야구장 면적의 땅에 카카오를 수년간 재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배양 코코아버터는 성분과 구조가 천연과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에 단순한 대체품이 아니라 진짜 초콜릿으로 봐야 한다"며 "2027년 미국 시장에 이 초콜릿이 판매되기까지 남은 것은 당국의 승인 정도"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배양식품에 대한 신중한 목소리도 있다. 이탈리아 하원은 2023년 자국 식문화와 농가를 보호한다며 배양육 등 합성식품의 제조·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배양 초콜릿 역시 지금까지 카카오 재배로 생계를 이어온 농가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새 공정으로 만든 식품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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