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문어는 교미에 반드시 필요한 다리, 즉 교접완을 지기키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나가사키대학교 수생생물학 연구팀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관찰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성숙한 수컷 문어는 정자가 든 정포를 암컷에 전하는 교접완을 가졌다. 문어를 비롯한 두족류는 종종 다리를 잃는 경우가 있지만, 교접완이 결손될 확률은 낮다는 사실은 선행연구들을 통해 밝혀졌다.

수컷 문어는 뜻밖의 위험이 감지되면 교접완을 필사적으로 지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pixabay>

나가사키대 수생생물학자 하루키 케이지로 연구원은 “자연에서 문어의 78%가 적어도 다리 한 개를 잃는다”며 “수컷은 오른쪽에서 세 번째에 자리하는 교접완을 잃을 비율이 현저히 낮은데, 암컷은 같은 위치의 다리를 잃는 비율이 다른 다리들과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컷의 교접완은 다른 다리로 대체할 수 없고, 일단 손상되면 대부분 죽기 전까지 새끼를 남기지 못한다”며 “종족 번식의 본능에 따라 수컷 문어는 교접완을 보다 철저하게 지키는 듯하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가설 입증을 위해 일본 나가사키현 연안에서 난쟁이문어를 채집, 수조에 넣고 두 가지 실험에 나섰다. 우선 수조 안에 낚시용 추를 설치하고 난쟁이문어가 어떤 다리를 사용해 추를 건드는지 봤다. 이 실험에서 암컷이 모든 다리로 골고루 추를 접촉한 반면, 수컷은 교접완만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낚시추를 건드리는 실험에서 수컷 문어(그래프 왼쪽)는 교접완을 사용하지 않았다. <사진=나가사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진 실험에서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구멍에 새우 조각을 넣고 문어가 어느 다리를 넣는지 살폈다. 구멍 안에 먹이가 있는지, 미지의 포식자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자연환경을 재현한 실험에서 수컷이 교접완을 넣는 빈도와 암컷이 오른쪽 제3다리를 넣는 빈도는 비슷했다. 다만 교접완을 처음 넣기 전 다른 다리를 넣어보는 시간은 수컷이 훨씬 길었다.

하루키 연구원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도사리는 상황에서 난쟁이문어 수컷은 다른 다리보다 교접완을 보호한 것”이라며 “이번 실험은 문어의 종족 번식에 대한 본능은 물론 뛰어난 지능까지 입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컷 문어의 교접완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는 종종 보고돼 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조사 보고서를 내고 수컷 문어는 교접완에 분포하는 빨판만으로 적합한 짝짓기 대상을 판별한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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