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가까운 세월 관측 활동을 계속하는 보이저(Voyager) 1호에 새로운 연명 조치가 내려졌다. 보다 오래 우주를 탐사하기 위해 과학 관측 장비의 가동을 또 중단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18일 공식 채널을 통해 보이저 1호의 저에너지 하전입자 관측 장치(LECP)의 가동을 멈추는 명령어를 전송했다고 밝혔다.
LECP의 작동이 중단되면 그간 축적한 관련 데이터도 복구 불가능해진다. NASA로서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이 장치를 멈추지 않으면 탐사선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다.
NASA JPL 보이저 미션 담당자 카림 바다루딘 매니저는 "마음이 아픈 결정이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뿐"이라며 "49년간 계속해서 작동한 LECP를 희생하는 대신, 보이저 1호는 보다 먼 우주 공간을 탐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저 1호는 1977년 9월 5일 발사된 이래 49년간 태양계를 넘어 탐사 활동을 이어왔다. 태양계 외부의 이온, 전자, 우주방사선까지 조사한 보이저 1호는 쌍둥이 관측선 보이저 2호와 더불어 지구에서 가장 멀리 비행한 인공물로 기록됐다.
보이저 1호의 LECP는 태양권 외부에 펼쳐진 성간 공간의 구조를 밝히는 데 필수적인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전송했다. 그 활동은 중단됐지만, 센서를 전방위로 회전하는 소형 모터만은 겨우 0.5W의 전력으로 계속 가동하고 있다. 이는 향후 잉여 전력이 발생했을 때 LECP를 다시 가동할 가능성을 남기기 위한 조치다.
발사 이래 수많은 위기를 겪은 보이저 1호는 현재 태양계와 다른 별들 사이에 펼쳐진 미지의 공간을 비행하고 있다. 4월 기준 지구와 거리는 무려 약 254억㎞로, 오는 11월에는 빛의 속도로 약 24시간이 걸리는 1광일이라는 역사적인 이정표에 도달할 예정이다. 보이저 2호도 성간 공간을 날고 있지만 약 210억㎞ 지점을 지나며 보이저 1호에 비해서는 지구와 조금 더 가깝다.
카림 바다루딘 매니저는 "보이저 1호와 2호는 대략 50년 전 과학기술이 동원된 오래된 기체"라며 "동력원은 원자력 전지(RTG)인데, 플루토늄의 붕괴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이 장치 덕분에 햇빛이 닿지 않는 심우주에서도 반세기 가까이 계속 움직여 왔다"고 전했다.
이어 "초기 운용 계획이 겨우 5년이던 보이저 1호와 2호가 49년이 지난 지금도 관측 데이터를 전달하는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며 "보이저 1호의 원자력 배터리는 매년 4W씩 출력이 감소 중이며, 반세기 가까운 여정을 거친 지금 전력은 이미 한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이저 1호는 지난 2월 27일 정기적인 자세 제어를 위한 회전 동작 중 전력 수준이 예상치 못하게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NASA JPL 엔지니어들은 여기서 전력이 더 떨어지면 자동 방호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에 숨을 죽였다. 탐사선이 전력 부족을 감지하면,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으로 셧다운되는 구조다.
보이저 1호는 현재 지구와 통신이 편도 23시간이 걸릴 정도로 멀리 있다. 전력 부족으로 셧다운될 경우, 복구를 위한 명령 전송만 왕복 약 2일이 소요되며, 절차를 잘못하면 탐사기를 영원히 잃을지 모른다. 즉, LECP를 포기한 것은 최악의 상황만은 면하기 위한 선제 조치인 셈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