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동물은 복근의 움직임을 이용해 뇌내 노폐물을 씻어낸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복부 근육의 수축에 의한 뇌내 체액 순환 시스템은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PSU) 연구팀은 2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실험 보고서를 내고 뇌의 움직임이 복부 근육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인간의 장기 중에서 중요도가 높은 뇌는 두개골이 둘러싸고 있다. 여기서 뇌는 단단히 고정된 것처럼 여겨지지만,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조금씩 움직인다.

연구팀은 특수현미경을 사용해 구체 러닝머신 위를 걷는 쥐의 뇌를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뇌는 걷는 방향에 맞춰 앞쪽이나 바깥쪽으로 약 수 마이크로미터(㎛) 정도 움직이는 것이 확인됐다.

열심히 단련한 복근이 뇌 정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사진=pixabay>

PSU 뇌과학자 스펜서 가르보르그 박사는 “지금껏 뇌의 움직임은 심장박동과 호흡에 연동된다고 생각됐다”며 “깨어있는 쥐에게 그러한 연관성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걷기 등 자발적인 운동과 강하게 관련됐음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뇌의 움직임은 쥐가 실제로 걷기 조금 전에 시작된다는 것도 알아냈다”며 “뇌의 이런 동작은 몸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복근의 수축과 관련이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쥐의 혈관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복근과 척추관을 연결하는 정맥 네트워크에 주목했다. 배에 힘이 들어가면 이 정맥망을 통해 혈액이 척추 틈으로 밀려 유압펌프처럼 체액을 머리 쪽으로 밀어 올렸다. 이 압력이 결과적으로 뇌를 물리적으로 움직였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구체 러닝머신 위를 걷는 쥐의 뇌 움직임은 복부 움직임과 상당한 관련성을 보였다. <사진=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스펜서 박사는 “마취한 쥐의 배를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압박하는 것만으로도 뇌가 움직였다”며 “특이하게도 이런 동작은 암컷 쥐보다 수컷 쥐 쪽이 더 큰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운동이나 복부의 압력에 의해 뇌가 움직이는 데는 어떤 생리학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복압에서 유래하는 이 뇌의 움직임이 뇌내 간질액을 뇌 외부로 밀어내는 펌프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뇌는 수면 중 외부에서 액체가 흘러들어 노폐물을 씻는 글림파틱 시스템(glymphatic system)으로 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번 연구는 각성 시 몸이 움직이면 뇌 안에서 밖으로 체액의 흐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블로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