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가 거대한 수수께끼인 블랙홀은 아직 정확한 형태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우주에서 가장 빠른 빛마저 탈출할 수 없을 만큼 중력이 강한 블랙홀은 우주의 근원을 파악할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다양한 형태의 블랙홀을 ‘상상’한 고화질 이미지 5개를 공개했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신비한 블랙홀 사진들은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우주를 개발하며 파악해낸 블랙홀에 대한 지식들을 총동원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나로 합쳐지는 초대질량블랙홀

이 사진에는 합체를 가정한 두 초대질량블랙홀이 담겼다. NASA가 초대질량블랙홀이 서로 합쳐지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면서 그 영상을 캡처한 화면이다.

블랙홀 두 개 이상이 결합하는 것을 쌍성 또는 연성 블랙홀(Binary Black Hole, BBH)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블랙홀과 블랙홀로 이뤄진 연속성 계열이다. 우주의 수많은 은하에는 블랙홀이 도사리고 있다고 여겨지는데 이러한 쌍성 블랙홀은 은하나 다중성계의 중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했다.

■뒤틀린 항성 블랙홀

이 이미지 역시 NASA가 만든 쌍성 블랙홀 시뮬레이션 동영상의 일부다. 각 블랙홀을 구별하기 위해 강착 원반을 파란색과 주황색으로 착색했다. 파란색은 태양의 1억 배, 주황색은 태양의 2억 배 무게로 설정됐다.

앞쪽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안쪽 블랙홀의 강착 원반에서 방사된 빛이 나아가는 방향이 구부러져 왜곡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블랙홀 강착 원반과 코로나

뱀주인자리 방향으로 약 1만 광년 떨어진 블랙홀 MAXI J1820+070의 상상도다. 블랙홀의 탄생 또는 성장에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X선원(강한 X선을 복사하는 천체)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MAXI J1820+070은 주성인 항성 질량 블랙홀(stellar-mass black hole, 무거운 별의 마지막 일생에서 중력붕괴로 인해 생성된 블랙홀)과 동반성(태양의 절반 정도 무게의 항성으로 대체로 어둡다)으로 이뤄진 쌍성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 이미지는 반성(쌍성 중 질량이 작은 천체)에서 블랙홀로 가스가 흘러 강착 원반을 형성하는 상황과 고온 플라즈마의 코로나(블랙홀 코로나)를 표현했다.

■다파장으로 그려낸 우리은하의 중심

우리은하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약 400만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블랙홀 궁수자리 A*가 존재하고 있다. 그 주변은 아크 구조 또는 은하단을 잇는 일종의 실인 필라멘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자리한 총 64대의 전파망원경 ‘미어캣(MeerKAT)’이 잡아낸 데이터와 찬드라 X선 망원경의 영상 정보를 합친 은하 중심부를 담았다.

■블랙홀 제트의 카리스마

이 오묘한 사진은 헤라클레스A(Hercules A)라고 불리는 약 20억 광년 떨어진 타원은하다. 좌우로 뻗는 역동적인 제트는 은하 중심에 자리한 초대질량블랙홀이 내뿜는 것으로 보인다.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40억 배로 추측된다.

이 이미지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은하에 가시광선으로는 볼 수 없는 전파 촬영 데이터를 합성해 완성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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