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에서 막 튀어나온 듯 귀여운 외형에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털북숭이 로봇에 시선이 집중됐다. 로봇청소기의 아버지로 유명한 아이로봇(iRobot) 공동 창업자의 꿈을 담은 이 로봇은 패밀리어(Familiar)로 명명됐다.

이달 4일 선을 보인 패밀리어는 인간과 공존하는 AI 로봇을 꿈꾼 아이로봇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콜린 앵글(59)이 개발했다. 흰 털로 뒤덮인 중형견 크기의 로봇으로 SF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미지의 크리처 같은 느낌이다.

사족보행 로봇 패밀리어는 사슴 같은 동그란 눈, 새끼곰 같은 둥근 귀와 발바닥을 가졌다. 몸 전체는 촉각센서를 내장한 털 같은 소재로 덮였다. 말은 하지 않지만, 귀여운 몸짓과 울음소리로 다양한 감정을 인간에 전달한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눈썹과 눈을 통해 기쁨과 분노, 슬픔, 즐거움을 표현한다.

로봇청소기 룸바 시리즈로 유명한 콜린 앵글이 만들어낸 AI 반려 로봇 패밀리어 <사진=패밀리어 머신즈 앤 매직 인스타그램>

로봇 반려동물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일본 소니가 1999년 출시한 아이보(Aibo)는 가정용 로봇 반려견의 선구자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챗(Chat)GPT를 탑재해 대화를 하거나 사람 얼굴을 기억해 친근하게 다가가는 AI 로봇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봇청소기 룸바로 잘 알려진 콜린 앵글 CEO는 2024년 패밀리어 머신즈 앤 매직(Familiar Machines & Magic)을 설립하고 사족보행 펫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가 패밀리어를 떠올린 것은 네 발로 스스로 걷고 안아줄 정도의 크기에 전신이 부드러운 털로 뒤덮인 모델이 없어서다.

콜린 앵글은 "세계 5000만 대 이상 룸바를 판 것도 사실 오래전부터 꿈꾼 인간과 감정적으로 교류할 로봇 개발을 위해서"라며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존재로 설계된 패밀리어는 35년 동안 품어온 꿈이 형태를 갖춰 완성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패밀리어의 외형은 사람들이 익숙한 반려견, 반려묘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사진=패밀리어 머신즈 앤 매직 공식 홈페이지>

이어 "패밀리어는 감정을 읽는 AI 모델과 개성을 형성하는 소형 멀티모달(여러 정보를 동시 처리하는 AI 모델) 시스템을 탑재했다"며 " 주인의 표정, 목소리, 행동을 학습해 집에 돌아오면 반갑게 맞이하고, 요리를 하면 주방에 따라간다. 45분 이상 스마트폰을 보면 몸을 움직이도록 유도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로봇에 따르면, 반년 전 기술로는 패밀리어의 기능 일부가 구현 불가능했다.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달이 이 로봇을 존재하게 했다는 이야기다. 

독특한 디자인은 개도 고양이도 흉내 내고 싶지 않은 콜린 앵글의 의지가 반영됐다. 사람들은 이미 개와 고양이에 강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 기존 동물을 흉내 내면 진짜와 똑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기대가 생겨버린다. 오히려 어떤 동물도 아닌 디자인을 선택함으로써, 그런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콜린 앵글은 봤다.

움직임이 부드러운 패밀리어. 눈썹과 눈의 움직임을 통해 풍부한 감정을 표현한다. <사진=패밀리어 머신즈 앤 매직 인스타그램>

산책이 가능한 것은 패밀리어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스테레오 비전, 거리 센서, 어레이 마이크로폰을 갖춘 패밀리어는 엔비디아의 젯슨 오린 프로세서와 연동된 20개 넘는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인다. 꼬리를 흔들고 귀를 움직이며, 산책 시 인간을 졸졸 따라갈 정도의 운동 능력을 가졌다.

2027년 출고가 예상되는 패밀리어의 가격이나 요금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상당한 고가로 추측하는 이가 많은데, 앵글 콜린 CEO는 "실제 개를 키우는 비용과 비슷한 수준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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