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눈물을 흘릴까. 슬퍼서 우는 건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이상한 행동이다. 인간은 감정이 극에 달하면 눈에서 액체를 흘린다.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고통을 느끼지만, 인간처럼 감정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사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왜 인간만 감정의 눈물을 흘리는가”라는 질문을 탐구해 왔다.
눈물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눈물, 먼지나 자극에 반응하는 눈물, 그리고 슬픔이나 감동, 기쁨 등 감정에 의해 생기는 눈물이다. 이 가운데 과학자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마지막 유형이다. 인간 사회와 진화의 비밀이 숨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심리학자 애드 핀헤르후츠는 오랫동안 눈물을 연구해 ‘눈물 박사’로 불린다. 그는 2015년 발표한 논문 '인간의 감정적 울음의 수수께끼: 감정 연구자들의 도전(The Riddle of Human Emotional Crying: A Challenge for Emotion Researchers)'에서 사람의 눈물이 단순한 감정 배출이 아니라 사회적 의사소통 기능을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람이 울 때 주변인이 더 쉽게 공감하고 도움을 주려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선행연구에서도 입증됐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 생물학자 오렌 하손 박사 연구팀은 2009년 논문 '생물학적 신호로서 감정적 눈물(Emotional Tears as Biological Signals)'에서 눈물을 생물학적 신호로 해석했다. 눈물은 공격성을 낮추고, 상대에게 '나는 위협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을 연구팀은 제기했다.
오렌 하손 박사는 눈물이 도와달라는 무언의 신호로 진화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언어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고대 인류에게 이런 기능은 매우 중요했다고 봤다. 말을 못 하는 아기가 울음을 통해 보호자를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크로아티아 리예카대학교 아스미르 그라차닌 박사 연구팀은 이런 감정적 눈물이 사람의 전유물이라고 봤다. 연구팀은 2018년 논문 '인간만이 감정적 눈물을 흘리는 이유: 진화적 및 문화적 관점(Why Only Humans Shed Emotional Tears: Evolutionary and Cultural Perspectives)'에서 인간의 눈물이 사회적 유대 형성과 친사회적 행동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눈물이 상대방의 공감 능력을 자극하고 집단 내 협력을 강화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람의 감정적 눈물은 반드시 슬픔에서 비롯되지는 않는다. 결혼식이나 스포츠 경기처럼 극도의 기쁨과 감동 속에서도 인간은 운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은 2025년 조사 보고서 '감정적 눈물은 무엇이며 어떻게 기능하는가(Emotional tears: What they are and how they work)'를 내고 인간의 눈물이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모두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감정적으로 압도될 때, 인간의 뇌가 감정적 한계를 넘을 때 이런 눈물이 나온다고 추측했다.
알아둘 점은, 울면 스트레스 물질이 배출돼 개운해진다는 통념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일부 연구는 눈물 속 스트레스 호르몬을 언급하지만, 애드 핀헤르후츠를 비롯한 주요 연구자들은 눈물의 기능이 화학적 배출보다 사회적 소통에 있다고 본다. 실제로 사람은 혼자 있을 때보다 누군가의 앞에서 더 많이 우는 경향이 있다. 눈물이 본질적으로 타인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의미다.
찰스 다윈은 한때 인간의 눈물을 진화적 부산물 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연구가 거듭되면서 학자들은 다른 생각을 갖게 됐다. 인간의 눈물은 약함의 표시가 아니며, 집단생활을 가능하게 만든 고도의 사회적 신호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즉, 눈물은 말보다 먼저 등장한 감정의 언어라고 학자들은 생각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