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사상 최대의 초식공룡이 태국에서 특정됐다. 몸길이 27m, 체중 27t이나 되는 이 신종 공룡은 나가티탄 차이야푸멘시스(Nagatitan chaiyaphumensis)로 명명됐다.

영국 유니버시티컬리지런던(UCL) 및 태국 고고학자들은 14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약 1억 년 전 현재의 태국 지역을 활보한 초대형 초식공룡 나가티탄 차이야푸멘시스의 생태를 소개했다.

이 공룡의 화석은 태국 동북부 연못가에서 10년 전 발견됐다. 태국에서 발굴한 공룡 중 14번째 신종으로, 해당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도 게재됐다.

아티스트가 재현한 나가티탄 차이야푸멘시스 <사진=UCL 공식 홈페이지>

UCL 고생물학자 폴 업처치 박사는 "2016년 태국 동북부 차이아품 주의 주민이 연못 가장자리에서 공룡 화석이 드러났다고 알려왔다"며 "차이아품 주는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약 300㎞ 떨어진 내륙 지역으로, 건기가 되면 수위가 낮아져 지층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UCL은 태국 시린톤박물관과 마하사라캄대학교, 수라나리공과대학교와 연계해 3년간 차이아품 지역을 조사했다"며 "공룡의 척추, 갈비뼈, 골반, 앞다리뼈 등 화석이 차례로 발굴됐고, 정밀 분석을 거쳐 신종임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들여다본 화석은 앞다리뼈만 해도 길이가 1.78m에 달해, 성인 평균 신장과 거의 같았다. 척추, 갈비뼈, 골반, 다리뼈 등 화석을 종합 분석한 결과, 몸길이는 약 27m, 몸무게는 약 27t으로 추정됐다. 체중은 아시아코끼리 성체 9마리에 해당한다.

사람과 나가티탄 차이야푸멘시스의 몸집 비교도 <사진=UCL 공식 홈페이지>

폴 업처치 박사는 "신종 공룡은 긴 목과 긴 꼬리를 가진 대형 초식공룡을 대표하는 용각류"라며 "나가티탄 차이야푸멘시스는 디플로도쿠스, 브론토사우루스와 친척 관계이며, 아시아에만 서식하는 에우헬로푸스에 속한다는 것이 계통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박사는 "신종은 영국 박물관에 전시된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플로도쿠스 표본 디피보다 최소 10t 이상 무거웠다고 생각된다"며 "그럼에도 사상 최대의 육상 동물로 추정되는 약 50~60t의 파타고티탄 또는 루양고사우루스와 비교하면 귀여운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신종의 속명 나가티탄은 태국과 동남아시아 민간전승에 등장하는 신화 속 거대한 물뱀 나가와 그리스 신화 거인족 타이탄을 합쳤다. 종속명 차이야푸멘시스는 화석이 나온 차이아품 주를 따서 붙였다.

연구팀 관계자와 나가티탄 차이야푸멘시스의 앞다리뼈 <사진=UCL 공식 홈페이지>

나가티탄이 서식한 백악기 전기의 태국 동북부는 현재와 전혀 다른 건조한 환경이었다. 용각류와 같은 대형 초식공룡이 건조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긴 목과 꼬리다. 몸의 표면적이 넓을수록 체열이 외부로 빠져나가기 쉬워, 거대한 용각류는 긴 목과 꼬리가 열 방출 기관 역할을 했다고 연구팀은 봤다.

학계는 이번 성과가 3D 스캔과 프린트 기술을 활용한 원격 공동 연구의 결과임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 화석을 태국에서 영국까지 보내는 대신, 정교한 디지털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동일한 표본을 상세히 분석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돌아봤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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