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달과 화성 이주를 꿈꾸는 시대가 되면서 과학자들은 새로운 질문에 직면했다. 만약 우주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지구에서와 같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인간이 우주에서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최근 중국과학원(CAS)이 우주정거장에서 진행한 배아 연구가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과학자들은 인류의 우주 출생 가능성과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중국과학원 선전선진기술연구원(SIAT)은 지난해부터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에서 생쥐 수정란 배양 실험을 실시했다. 1세포기, 2세포기, 4세포기 배아를 미세중력 환경에서 일정 수준 성장하게 하고, 지난 5월 선저우 22호를 통해 지구에 회수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우주 환경이 초기 배아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미토콘드리아 손상과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주목했다.

인간의 모의 배아를 이용한 성장 실험이 진행 중인 중국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 <사진=중국국가항천국(CNSA) 공식 홈페이지>

더욱 파격적인 실험도 지난달 착수됐다. 톈저우 10호에 인간 줄기세포로 만든 인공 배아를 실어 톈궁에 보낸 중국은 장기 우주 체류 시 인간의 생존과 번식 가능성이 해당 실험에서 어느 정도 확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인간 배아의 초기 발달과정을 모사한 유사체로 실시되는 이 실험에서 학자들은 미세중력과 우주방사선이 인간 초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다. 선행연구에서 배아는 우주에서도 자라지만 정상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이번 시도는 상당한 관심 속에 진행 중이다.

우주 환경에서 포유류 배아가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전 연구들에서 확인됐다. 일본 야마나시대학교 와카야마 사야카 교수 연구팀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2023년 발표한 실험 보고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평가한 미세중력이 포유류 배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Effect of Microgravity on Mammalian Embryo Development Evaluated at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으로 관심을 받았다.

국제우주정거장 같은 우주 공간에서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배아 성장 과정을 살펴보는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생쥐 배아를 배양했는데, 수정 후 2세포기 배아가 미세중력 환경에서도 배반포까지 정상 발달함을 확인했다. 즉, 적어도 초기 발생 단계에서는 중력이 필수 조건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다만 연구팀은 우주방사선과 미세중력에 보다 긴 시간 노출될 경우 태아 발달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학자들이 우주 출생이 위험하다고 보는 이유는 미세중력이다. 체코 마사리크대학교 연구팀은 2024년 조사 보고서 ‘우주여행이 인간 생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체계적 검토(The Effect of Space Travel on Human Reproductive Health: A Systematic Review)’에서 미세중력이 정자와 난자의 기능, 수정 과정, 배아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정리했다.

대만국립대학교 연구팀이 올해 발표한 논문 ‘생식 계통에 대해 미세중력이 미치는 영향의 체계적 검토(A Systematic Review of Microgravity on Reproductive Systems: Implications for Space Biology and Human Health)’ 역시 미세중력이 생식세포의 DNA 손상, 산화 스트레스 증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후성유전학적 변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주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지구와 다른 환경 때문에 제대로 자라기 어렵다는 견해가 현재는 강하다. <사진=Hashem Al-Ghaili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EctoLife: The World’s First Artificial Womb Facility' 캡처>

종합적으로, 학자들은 아이가 우주에서 태어나 성장한다면 ▲골밀도 감소 ▲근육량 감소 ▲심혈관계 발달 변화 ▲면역체계 이상 ▲신경계 발달 변화 ▲방사선에 의한 유전자 손상을 겪는다고 우려했다. 성장기 뼈와 근육은 중력의 자극을 받아야 정상 발달하기 때문에, 우주에서 태어난 아이는 몸이 상당히 쇠약할 가능성이 있다. 참고로 지금 기술로는 우주에서 근육량을 유지하는 운동법조차 완벽하게 고안되지 않았다.

우주에서 수정 확률 자체가 떨어진다는 견해도 오래됐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 연구팀은 인간과 돼지, 생쥐의 정자를 미세중력 모사 환경에 노출한 결과, 정자들이 난자를 찾는 능력이 크게 떨어졌고 수정 성공률도 약 30% 감소한 실험 결과를 지난 3월 발표했다. 이는 인간이 화성이나 달에 정착하더라도 자연 임신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주에서 인간의 수정과 초기 배아 발달은 원리적으로 가능하지만,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 성장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중국과학원이 진행 중인 배아 연구는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만약 수십 년 안에 달 기지와 화성 정착촌이 현실이 된다면, 인간이 우주에서 살 수 있는가를 넘어 우주에서 다음 세대를 낳고 키울 수 있는지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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