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몸무게 2g 안팎의 초소형 유대류 신종이 발견되면서 유대류의 독특한 생태에 관심이 쏠렸다. 캥거루와 코알라 정도로 알려진 유대류는 사실 호주와 주변 지역에 수백 종이 분포하며, 이번에 확인된 신종은 그 다양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다.

호주 연구팀은 서호주박물관과 퀸즐랜드공과대학교 등 자국의 다양한 시설에 보관된 플라니갈레(Planigale) 표본 2000점의 DNA 비교 과정에서 신종 플라니갈레 페트로필라(Planigale petrophila)가 특정됐다고 2일 전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달 말 발간된 국제 학술지 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에도 실렸다.

플라니갈레는 상당히 작은 육식 유대류의 총칭이다. 호주 일부 지역과 뉴기니섬에서 발견된 플라니갈레는 여태 5종만 확인됐는데, 이번 신종 발견으로 많은 관심이 모였다.

DNA 분석 결과 신종으로 밝혀진 플라니갈레 페트로필라의 두개골 <사진=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연구팀이 파악한 신종은 생쥐보다도 작은 생물이지만 한 성깔 한다. 야간에 곤충과 거미는 물론 자신보다 큰 도마뱀이나 갓 태어난 소형 포유류까지 사냥하는 적극적인 포식자다.

퀸즐랜드공과대학교 생물학자 리네트 움브렐로 연구원은 “신종은 호주 북부 카카두국립공원 사암 지대에서 관찰됐다”며 “현재까지 확보된 표본은 수컷 2마리와 암컷 1마리 등 3개체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이미 채집한 개체들의 DNA 분석이었다”며 “플라니갈레 페트로필라의 마지막 채집 기록은 2004년으로, 이미 멸종 위험에 놓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플라니갈레 페트로필라의 두개골 다면 이미지(A). 관찰카메라에 잡힌 플라니갈레 페트로필라(B) <사진=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아주 작지만 성질이 괄괄한 플라니갈레 페트로필라가 신종으로 인정 받으면서 유대류의 생태에도 관심이 모였다. 유대류는 새끼를 매우 이른 단계에서 낳은 뒤 어미의 육아낭(주머니) 속에서 키우는 포유류다. 태반이 잘 발달한 대부분의 태반류 포유류와 달리 임신 기간이 짧고, 태어난 새끼는 앞다리를 이용해 스스로 주머니 안으로 기어 들어간다.

이와 같은 번식 전략은 호주 대륙의 고립된 진화 과정에서 형성됐다고 여겨진다. 현재 알려진 유대류는 약 330종으로, 남아메리카에 주머니쥐 등 일부 유대류가 있지만 대부분 호주와 파푸아뉴기니에 분포한다.

유대류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동물은 캥거루와 코알라, 웜뱃, 태즈메이니아데블이다. 이번에 신종이 확인된 플라니갈레 역시 태즈메이니아데블과 같은 주머니고양잇과에 속하지만 몸집은 훨씬 작다.

신종 소형 유대류 플라니갈레 페트로필라의 일러스트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이번 연구는 형태보다 유전정보가 생물 분류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박물관에 수십 년간 보관된 표본들의 DNA를 하나씩 비교하면서 기존 종들과 유전적으로 뚜렷이 구분되는 개체들을 확인했다. 이후 1970년대 채집 표본까지 다시 조사한 끝에 모두 같은 신종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한 종으로 여겨졌던 긴꼬리플라니갈레(Planigale ingrami) 역시 실제로는 서로 다른 3종으로 나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플라니갈레속은 호주 8종, 파푸아뉴기니 1종 등 모두 9종으로 다시 정리됐다.

리네트 움브렐로 연구원은 “호주 북부의 험준한 암반 지대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포유류가 더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샘플의 DNA 분석과 더불어, 현장 조사가 추가된다면 유대류의 생태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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