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천체 이오에서 지표 아래로 내려갈수록 온도가 급상승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오 내부에서 만들어진 에너지가 지표로 이동하는 과정을 처음 관측한 이번 성과는 태양빛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오의 열 때문에 더 관심을 모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목성 탐사선 주노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오 지표면 수 m 아래의 온도가 표면보다 20℃ 이상 높았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 '주노 마이크로파 복사계로 관측한 이오의 지하 온도 분포(Io sub-surface temperature profile observed by the Juno microwave radiometer)'는 같은 날 국제 학술지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에도 게재됐다.

목성의 갈릴레이 위성 중 하나인 이오는 화산과 용암으로 뒤덮인 천체다. 얼음이 풍부한 유로파나 가니메데와 달리 주로 암석으로 이뤄졌고, 표면에는 황 화합물을 비롯한 화산 분출물이 쌓여 노란색과 붉은색을 띤다.

목성의 주요 위성 중 하나인 이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오의 격렬한 화산 활동을 만드는 주된 원인은 목성의 강력한 중력이다. 이오는 약간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따라 목성 주위를 돌기 때문에 받는 중력의 세기가 계속 달라진다. 위성 전체가 늘어나고 압축되기를 반복하면서 내부에 막대한 마찰열이 발생한다.

이런 조석가열로 만들어진 열이 이오 내부에서 지표까지 어떻게 이동하는지 지금까지 불명확했다. 이오의 열 관측은 주로 적외선 장비에 의존했는데, 이는 사실상 지표 최상층이나 화산에서 분출되는 열을 감지하는 데 그쳤다. 내부에서 지표를 향해 올라오는 열의 흐름은 제대로 측정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주노에 탑재된 마이크로파 복사계(MWR)를 활용했다. 본래 목성의 두꺼운 구름 아래를 관측하기 위해 개발된 MWR은 서로 다른 파장의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물질 내부의 서로 다른 깊이에서 나오는 열복사를 검출할 수 있다.

아티스트가 제작한 이오의 내부 상상도. 금속성 철·니켈 핵이 자리하며, 그 바깥은 암석층이 둘러싸고 있다. 이오의 암석질 또는 규산염층은 표면까지 이어진다. <사진=NASA JPL 공식 홈페이지>

주노는 2023년 12월 30일과 2024년 2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이오 표면 약 1500㎞까지 접근했다. 당시 MWR은 수 ㎝에서 수 m 깊이까지 이오의 지하에서 나오는 열을 측정했다.

그 결과, 관측 지역 전반에서 지표 아래 몇 m만 내려가도 온도가 표면보다 20℃ 이상 올라가는 뚜렷한 온도 구배가 확인됐다. NASA에 따르면 수 피트 깊이에서 약 22℃ 이상 온도가 상승했다. 이런 온도 차이는 태양 복사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NASA JPL 섀넌 브라운 연구원은 "이런 가파른 온도 상승은 이오 내부에서 발생한 열이 위쪽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이오 내부에서 생긴 열이 지각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도되거나, 비교적 최근 분출한 용암이 아직 식지 않은 채 얇은 지각 아래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목성과 그 위성 탐사를 위해 2011년 발사된 주노. 공식 관측 활동은 2025년 9월 마감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약 9~11m 두께의 식은 지각 아래 뜨거운 용암이나 열 분출구가 존재하고, 이런 지역이 이오 표면의 약 10%만 차지해도 관측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며 "어느 쪽이 원인인지 알 수 없지만, 이오 내부의 열이 지표면 쪽으로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유로파와 가니메데 같은 얼음 위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조석가열은 이오에서는 태양계 최고 수준의 화산 활동을 만들지만, 얼음 위성에서는 두꺼운 얼음 아래 바다를 액체 상태로 유지하는 열원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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