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감자처럼 울퉁불퉁한 지구의 3차원 모델을 공개해 관심이 모였다. 우리가 아는 둥근 지구와 전혀 다른 형상이지만, 실제 지구가 찌그러졌거나 지표면에 거대한 굴곡이 생긴 것은 아니다.

이 이미지는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과학시각화스튜디오가 지난달 중순 공개한 이래 계속해서 우주 마니아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온갖 생물이 살아가는 푸른 별과 전혀 다른 형상인데, 이는 지구의 중력장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지오이드(geoid) 모델이기 때문이다.

지오이드는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는 바다 표면이 어떤 형태를 취하는지 나타내는 등퍼텐셜면(equipotential surface)이다. 이는 어디에 있어도 중력 에너지의 수준이 같은 면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파도와 해류 같은 영향을 제외하고 중력장만 고려했을 때 만들어지는 가상의 해수면이다.

NASA가 지난달 15일 공개한 지구의 3차원 모델. 우리가 아는 지구와 큰 차이가 있다. <사진=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과학시각화스튜디오>

공개된 모델에서 지구는 매끈한 구체가 아니다. 표면 곳곳이 크게 부풀거나 움푹 들어갔고, 전체적으로 울퉁불퉁한 감자와 비슷하다. 지구의 중력장이 모든 지역에서 완전히 똑같지 않음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지오이드의 높이는 아이슬란드 부근에서 기준면보다 약 85m 높고, 인도 남부에서는 약 106m 낮다.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차이가 약 191m나 된다. 중력장의 미세한 차이가 가상의 해수면 높이 차이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실제 지구가 공개된 모델처럼 심하게 찌그러졌을 리 없다. NASA는 사람의 눈으로 차이를 쉽게 확인하도록 지오이드의 높낮이를 실제보다 1만 배 과장했다. 영상과 이미지에 나타난 거대한 돌출부와 함몰부는 중력장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한 시각적 표현이다. 

1호와 2호로 구성되는 그레이스 위성은 지구 저궤도를 돌면서 중력장의 변화를 감지, 기록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지오이드는 산맥과 해구를 그대로 표현한 일반 지형도와 다르다. 특정 지역의 땅이 높거나 바다가 깊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구의 중력장 안에서 같은 중력 퍼텐셜을 이루는 면의 높이를 나타낸다. 때문에 지오이드 모델은 정확한 고도와 해수면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번 시각화에는 위성 관측만으로 완성한 전 지구 중력장 모델 GOCO06s가 사용됐다. NASA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등이 정립한 GOCO는 중력 관측 결합(Gravity Observation Combination) 프로젝트를 뜻한다.

ESA가 운용하는 고스 탐사 위성. NASA의 그레이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지구 중력장 변화를 측정한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GOCO06s는 19개 인공위성이 약 15년에 걸쳐 수집한 10억 회 이상의 관측 자료를 토대로 제작됐다. NASA와 독일항공우주센터(DLR)가 공동 운용하는 지구 탐사 위성 그레이스와 유럽우주국(ESA)의 지구 중력장 탐사 위성 고스의 관측 자료도 활용됐다.

그레이스는 1호와 2호 두 위성 사이의 미세한 거리 변화를 측정해 지구의 중력장 변화를 추적한다. 고스는 지구 주변을 돌며 중력장의 작은 차이를 정밀하게 측정한다. 각 위성의 관측값을 결합하면 지상에서는 확인 불가능한 지구 전체의 중력 분포가 파악된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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