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분류와 다른 새로운 속 확인
이집트 기자의 대스핑크스를 이루는 암석과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고대 악어 화석의 정체가 약 100년 만에 밝혀졌다. 오랫동안 현생종 말레이가비알과 같은 속으로 분류된 화석의 주인은 전혀 다른 속으로 드러났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과 스웨덴 자연사박물관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이달 7일 자 왕립학회 오픈사이언스에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1920년대 이집트 카이로 일대의 모카탐 지층에서 발굴된 약 4500만 년 전 악어 화석이다. 모카탐 지층은 대스핑크스를 조각한 석회암과 같은 지질층으로, 과거 얕은 바다에서 형성됐다.
연구팀은 독일 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악어 두개골 화석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에 속한다고 여겨졌던 말레이가비알속과 구별되는 여러 해부학적 특징을 파악했다.
이에 연구팀은 새로운 속명 헤루가비알리스(Herugavialis)를 설정하고, 화석의 학명을 헤루가비알리스 카이렌시스(Herugavialis cairensis)로 정했다. 1927년 처음 학계에 보고된 종을 새로운 속으로 옮긴 것으로, 완전히 새로운 종을 발견한 것은 아니다.
흥미롭게도 이 악어 화석은 두개골 주둥이 끝부분이 사라진 상태였다. 코 끄트머리가 손상된 대스핑크스와 기묘하게 닮았다. UCL 필립 매니언 교수는 “이러한 우연에 착안해 스핑크스와 관련된 이집트 신 호루스의 이름을 새로운 속명에 반영했다”며 “헤루가비알리스는 호루스의 또 다른 이름인 헤루와 가비알을 결합한 명칭”이라고 설명했다.
약 4500만 년 전 이집트 일대는 지금과 달리 얕은 바다로 덮여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지중해 지역에는 다양한 가비알류 악어가 서식했으며, 기후와 해수면 변화에 따라 분포와 다양성이 달라졌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고대 지중해 생태계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필립 매니언 교수는 “특히 모카탐 지층에는 아직 연구되지 않은 화석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발견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