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권고는 건강한 성묘 기준 8~12시간
개와 비교해 고양이는 혼자서도 잘 지내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집사가 종일 외출하거나 하룻밤 집을 비워도 별문제 없다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고양이 역시 사람과 애착 관계를 맺고, 혼자 남겨졌을 때 불안을 느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고양이는 집사 없이 최대 몇 시간 버틸 수 있을까. 미국 수의사 한나 하트는 지난 6월 8일 수의학 정보 사이트 펫MD(PetMD)에 낸 기고에서 건강한 성묘가 혼자 지낼 수 있는 일반적인 시간을 8~12시간으로 제시했다. 나이와 건강 상태, 성격,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직장인이 출근해 집을 비우는 정도의 시간은 대체로 견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성묘는 가끔 24시간 혼자 지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상 집을 비운다면 최소 하루 한 차례는 누군가 방문해 먹이와 물, 배변 상태를 확인하고 고양이의 건강을 살펴야 한다고 한나 하트는 권고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8~12시간은 분리불안이 시작되는 시점이 아니라 안전한 돌봄을 위한 일반적인 권고 시간이라는 사실이다. 고양이도 집사의 부재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은 이미 행동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브라질 주이스지포라연방대학교 연구팀은 보호자 130명을 대상으로 고양이 223마리의 행동을 조사한 결과를 2020년 4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했다.
연구팀 실험에서 조사 대상 중 30마리(13.45%)에서 분리 관련 문제행동의 징후가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마리는 물건을 훼손했고, 19마리는 지나치게 울었다. 18마리는 화장실이 아닌 장소에 소변을 봤다. 다만 보호자 설문을 통해 확인한 징후이므로, 이들 모두가 수의학적으로 분리불안 진단을 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고양이도 혼자 지내는 게 어려운 이유는 집사와 맺는 정서적 관계다. 그 근거를 조사한 연구는 꽤 많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 연구팀은 2019년 9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실험 보고서에서 고양이가 보호자를 안전감을 주는 대상으로 인식하며 서로 다른 애착 유형을 보인다고 전했다.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고양이를 한 마리 더 들이는 것은 어떨까. 올해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반려묘 1714마리를 조사해 함께 사는 고양이 수가 늘수록 일부 건강 문제와 부적절한 배뇨, 소변 분사 행동이 오히려 증가하는 연관성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응용동물행동과학(AABS)에 발표됐다.
이 실험은 고양이의 수가 문제행동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우는 것이 반드시 외로움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도 보여줬다. 고양이가 혼자 있는 시간보다는 나이와 건강, 보호자와의 관계, 놀이 환경, 다른 동물과 관계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선행연구들을 종합하면, 고양이가 독립적인 동물이라는 사실과 집사를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집사가 외출한 사이 지나치게 울거나 물건을 망가뜨리고, 평소와 달리 화장실 밖에 소변을 보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분리 관련 스트레스를 의심할 수 있다. 다만 배뇨 이상은 질병 때문에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수의사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