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7억 년 동안 우주를 날아온 수수께끼의 전파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밝혀졌다. 천문학자들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먼 고속전파폭발(FRB)의 발생 은하를 확인했다.
호주 시드니대학교 마니샤 케일럽 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8일 자에 이런 내용의 관측 보고서를 냈다. 조사된 고속전파폭발은 FRB 20240304B로, 해당 전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미어캣(MeerKAT) 전파망원경이 처음 포착했다.
FRB는 불과 수천분의 1초 동안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 천문 이벤트다. 2007년 처음 존재가 알려진 이후 수많은 사례가 발견됐지만, 워낙 순식간에 사라지는 탓에 정확한 발생 원인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연구팀은 FRB 20240304B의 발신원을 찾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운용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이용, 전파가 날아온 방향을 관측했다. 그 결과 약 107억 년 전 우주에 존재했던 먼 은하가 전파의 발신지임을 확인했다. 이는 발생 은하가 확인된 고속전파폭발 가운데 가장 먼 거리다.
특정된 발신지는 별이 활발하게 탄생하는 작은 왜소은하다. 이처럼 활발한 별 형성 환경은 고속전파폭발을 일으키는 천체의 정체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발견이 주목받는 다른 이유도 있다. FRB를 이용하면 초기 우주의 환경을 조사할 수 있어서다. 전파가 지구까지 오는 동안 은하 사이의 가스와 플라스마를 통과하면 신호에 변화가 생긴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분석해 직접 관측하기 어려운 우주 공간의 물질 분포도 추적할 수 있다.
학계도 이번 성과가 고속전파폭발을 이용한 초기 우주 연구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앞으로 더 먼 고속전파폭발의 발생 은하를 찾아낸다면 우주의 진화 과정도 한층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FRB의 발신 은하를 찾았다고 해서 수수께끼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다. 전파를 방출한 정확한 천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강력한 자기장을 가진 중성자별 마그네타가 유력한 후보인데, 모든 FRB를 설명할 수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