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 날씨에 러닝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여럿이 달리는 러닝크루 문제도 대두됐다. 혼자 달릴 때보다 즐겁고 서로 동기부여가 되지만,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달리다 보면 사고가 벌어질 수 있어서다. 집단 달리기의 혼잡이 충돌과 낙상,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실제 연구 결과도 적잖다.

호주 센트럴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은 2022년 국제학술지 이벤트 매니지먼트에 달리기 대회 참가 경험자 222명의 혼잡 관련 사고를 분석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는 달리기 대회에서 다른 주자와 부딪힌 경험이 있었고, 49%는 타인의 발이나 다리와 부딪혔다. 혼잡 때문에 미끄러졌다는 응답자는 38%였고, 달리다 넘어진 경험은 27%에 달했다. 9%는 부상으로 의료 처치를 받았으며, 5%는 부상 때문에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러닝크루는 동기부여도 되고 서로 정보도 공유할 수 있지만 좁은 구간을 통과하다 사고가 나기도 한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는 이전 기록에 따라 출발 위치를 배정하거나 시간차를 두고 출발하는 방식이 제안됐다. 각각 응답자의 약 91%가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급격히 좁아지는 구간과 유턴, 협소한 통로를 줄이는 코스 설계도 89%의 지지를 받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혼잡 완화 대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도 확인했다. 같은 해 국제학술지 스포츠에 발표한 후속 실험 보고서는 호주 선샤인코스트 마라톤의 2019년과 2021년 대회를 비교했다.

2019년 대회와 달리 2021년에는 출발 구역의 구조를 개선하고 참가자들이 시간차를 두고 출발하도록 했다. 그 결과 출발 구역의 주자 밀도는 ㎡당 1.48~3.01명에서 0.52~1.20명으로 낮아졌다. 혼잡으로 안전에 영향을 받았다는 참가자 비율도 17%에서 10%로 줄었다. 달리는 도중 혼잡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30%에서 17%로 감소했다.

집단 달리기의 위험성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주자 사이의 거리, 이동 경로, 속도 등 여러 요소를 제대로 관리해야 함을 보여줬다. <사진=pixabay>

두 연구는 달리기 대회에서 주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줄이면 충돌 가능성이 있는 환경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도심 러닝크루에도 시사한 점이 있다. 여럿이 좁은 보도를 나란히 달리면 다른 주자나 보행자가 지나갈 공간이 줄어든다. 특히 앞사람이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면 뒤따르는 사람이 충돌을 피할 여유도 부족해질 수 있다.

수백~수천 명이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와 소규모 러닝크루는 달리기 환경이 다르다. 선행연구만으로 여럿이 달리는 것이 혼자 뛰는 것보다 반드시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함께 달릴 때는 속도뿐 아니라 사람 사이의 거리와 이동 경로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 확인할 수 있다. 러닝크루의 안전은 몇 명이 함께 뛰느냐보다 얼마나 밀집해 달리고 주변 사람들과 공간을 어떻게 공유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스푸트니크 블로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