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정려문 SNS 글에 대만行 기대감
대만, 中 해협포럼 문제 삼으며 방문 불허

중국 인기 배우 장링허(장릉혁)의 대만 팬미팅이 현지 당국의 방문 불허로 무산됐다. 불과 반년 전 대만 국민당 주석이 그의 방문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중국 정부도 환영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장릉혁의 방문 신청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21일 공식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정치적 결정이라며 반발하자 대만 당국은 이튿날 불허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충돌했다.

장릉혁의 대만 방문은 물흐르듯 추진되는 듯했다. 지난 4월 중국을 찾은 대만 국민당 주석 정려문(정리원)은 SNS 글을 통해 젊은 세대가 양안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소개하며 장릉혁을 언급했다.

장릉혁이 현재 양안관계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릴 적임자라고 주장한 정리원 대만 국민당 주석 <사진=정리원 주석 페이스북>

당시 정려문은 “중국 방문단에 동행한 젊은이들은 ‘어른들은 왜 양안 관계를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냐. 장릉혁을 대만에 오게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며 “장릉혁은 매우 훌륭한 젊은 배우다. 반드시 대만을 방문해 각지를 둘러보기 바란다. 꼭 초대하고 싶다”고 전했다. 

장릉혁은 올해 톈시웨이(전희미)와 주연한 고장극 ‘축옥(逐玉): 옥을 찾아서’으로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넷플릭스로 작품이 소개되면서 대만 시청자들도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축옥’은 대만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서 14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4월 22일 기자회견에서 장릉혁을 비롯한 중국 연예인들의 대만 방문을 장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축옥'의 인기로 대만 방문을 추진 중이던 중국 배우 장릉혁 <사진=중성시대 웨이보>

정려문 등 대만 정치인의 러브콜에 중국 정부도 화답하면서 장릉혁의 방문 계획은 구체적으로 추진됐다. 지난 5월 현지 연예단체가 팬미팅과 문화 교류 행사를 계획했고, 6월에는 대만 국민당 입법위원이 장릉혁에게 진먼 방문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장릉혁이 참석한 행사가 오히려 방문 불허의 원인으로 떠올랐다. 장릉혁은 지난 6월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제18회 해협포럼에 참석해 대만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당시에는 양안 문화 교류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주목받았지만, 대만 당국은 이 행사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다고 판단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장릉혁이 과거 대만의 지위를 깎아내리는 게시물을 올렸다고 주장하는 한편, 중국이 그를 해협포럼에서 연설하도록 종용했다고 지적했다. 대륙위원회 부주임위원 양문걸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신청서에 팬미팅 외에도 산업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영상산업 교류 좌담회가 포함된 점을 문제 삼았다.

1949년 국공내전 이후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 정부가 각각 중국 본토와 대만을 통치하게 되면서 양안 관계는 오랜 갈등을 이어왔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 장함은 대만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양안 문화 교류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대만 당국은 장릉혁의 향후 방문 가능성까지 차단하지는 않았다. 양문걸은 앞으로 장릉혁의 언행을 지켜본 뒤 새로운 신청이 이뤄지면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월 대만 청년들이 장릉혁의 방문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은 반년 만에 정치적 공방으로 돌아왔다. 대만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던 해협포럼 참석이 이제는 그의 대만 방문을 가로막는 이유가 되면서 양안 관계의 복잡미묘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스푸트니크 블로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