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급 천체 충돌한 흔적으로 추정
지구에서 약 63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고양이 꼬리를 닮은 거대한 구조물이 파악됐다. 길이가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1 천문단위)의 최대 1000배에 이르는 이 구조물은 천체들이 충돌하며 만들어진 흔적으로 추측됐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아린 아브사르 박사 연구팀은 화가자리 베타 주변의 먼지 원반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거대한 고양이 꼬리(Cat's Tail) 구조를 가시광선 영역에서 포착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화가자리 베타는 태양보다 훨씬 젊은 별로, 주변에 행성이 만들어지고 남은 먼지와 암석 조각들이 거대한 원반을 이루고 있다. 고양이 꼬리는 이 원반에서 길게 뻗어 나온 특이한 먼지 구조로, 2024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적외선 관측을 통해 처음 발견됐다.
이 구조물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적외선 관측에서 뚜렷하게 포착됐지만 가시광선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아 천문학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5년까지 허블이 촬영한 관측 자료를 결합해 희미한 먼지 구조를 찾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고양이 꼬리가 가시광선에서 잘 보이지 않았던 이유가 먼지의 성분이라고 봤다. 이 구조물은 대부분 탄소가 풍부한 유기 내화물질로 이뤄졌는데, 긴 탄소 분자 사슬이 가시광선을 흡수해 매우 어둡게 보인다.
먼지 입자의 형태도 독특했다. 크기는 수 마이크로미터(μm) 수준에 불과하지만 내부에 빈 공간이 많은 다공성 구조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명왕성에 버금가는 대형 천체들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물질이 고온에서 기화한 뒤 다시 응축하는 과정에서 이런 입자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린 아르사브 박사는 "허블과 제임스웹의 관측 자료를 결합하자 고양이 꼬리의 입체 구조에 대한 해석도 달라졌다"며 "이전에는 먼지 구조가 별의 뒤쪽으로 길게 뻗어 있다고 여겼는데, 새로운 분석에서 지구에서 바라본 하늘의 평면을 따라 옆으로 뻗어 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화가자리 베타별을 둘러싼 먼지 원반 바깥쪽에서 휘어진 구조도 확인했다"며 "이는 목성 질량의 약 10배에 이르는 거대 행성 화가자리 베타 b의 중력이 주변 먼지와 얼음 천체의 궤도에 영향을 미친 결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계는 이번 연구가 약 46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던 시기의 격렬한 천체 충돌과 행성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 단서라고 평가했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