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등 세계 각지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러시아 일부 지역에 모기가 대량 발생해 주목된다. 개체 수가 상상을 초월한 데다 심지어 거대한 토네이도를 형성해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파키스탄 언론 dunya news 등 외신들은 올여름 러시아에 장기간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극동부에 모기가 대량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부에 자리한 캄차카반도 동부의 한 해안마을에서는 수많은 모기떼가 토네이도를 만들어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캄차카반도 지역에서 관찰된 토네이도 형태의 모기떼 <사진=유튜브 채널 kamchat100 영상 'Комариные ""смерчи" на Камчатке' 캡처>

한 주민이 지역언론에 제보한 영상에는 지상의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토네이도를 닮은 모기떼가 생생하게 담겼다. 이동 중인 차량 보닛에 모기가 수도 없이 부딪힌다. 전에 없던 광경에 운전자는 "평생 이런 건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해당 지역은 매년 7월 기온이 15도 내외를 기록할 정도로 서늘하다. 이곳뿐 아니라 러시아의 극동부는 여름 기온이 20도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 6월 20일 러시아 극동부 사하공화국(야쿠티야) 베르호얀스크의 최고기온이 38도로 역대 최고기온을 찍어버렸다. 

러시아 학자들은 전례 없는 폭염이 현재의 모기떼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모기의 일부 종은 토네이도 형태로 비행하면서 교미하는데, 워낙 개체가 많다 보니 영화 속 한 장면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모기는 암컷 한 마리에 수많은 수컷이 달라붙은 형태로 교미한다"며 "영상 속 토네이도는 이런 그룹이 수 백만, 수 천 만 모여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컷 모기는 피를 빨지 않기 때문에 '모기 토네이도'에 만에 하나 휘말리더라도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토네이도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 '트위스터' <사진=영화 '트위스터' 스틸>

다만 현지 주민들은 모기가 워낙 사나워 정부 차원의 유아 및 노약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주민은 "청바지나 가죽재킷 위에서도 피를 빨 정도로 모기들이 정신없이 덤벼든다"고 전했다. 또 "물지 않더라도 이런 엄청난 광경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기 충분하다"며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공포영화 같은 분위기"라고 호소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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