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과 청각을 흔히 '제2의 눈'이라고 한다. 사고나 질병으로 시각을 잃을 경우, 후각과 청각이 보통 이상으로 발달해 시각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물론 진짜 시각보다야 못하지만, 후각과 청각은 앞을 못 보는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감각이다. 

이런 '제2의 눈'과 관련해 전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도 적잖다. 남들에겐 안 들리는 영혼의 속삭임을 듣는다던가, 미래에 닥칠 사고를 환청으로 접하기도 한다. 후각과 관련된 신기한 현상도 많다. 귀신 또는 곧 죽을 사람에게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알아채는 이들이 간혹 있다.

이와 관련해서 유명세를 탄 인물이 호주의 26세 영매사 칼라 아리다. 그는 죽음이 임박한 사람에게서만 나는 냄새가 있다고 해서 관심을 받았다. 사실 여부와 관련, 논란이 계속되자 "거짓말은 1%도 없다. 가능하다면 과학적 실험도 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죽음의 냄새를 맡는다고 주장하는 영매사 칼라 아리 <사진=유튜브 채널 Caters Clips 영상 'Phychic Claims She Can 'Smell Death' 캡처>

칼라 아리는 12세 때 죽음이 풍기는 냄새를 알아챘다. 말기암으로 투병하던 삼촌 병문안을 위해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을 때다. 그는 "삼촌이 세상을 떠날 무렵, 전에는 안 나던 냄새가 뚜렷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삼촌은 세상을 떠나기 바로 전날 밤 아주 이상한 냄새를 풍겼다. 뭔가 썩는 것처럼 불쾌하면서도 한편으론 달콤한 복합적인 냄새였다. 이 독특한 냄새는 칼라 아리 외에 다른 가족은 전혀 맡지 못했다.

이에 대해 칼라 아리는 "괴상한 냄새가 왜 저에게만 느껴지는 지 궁금했고, 한편으론 너무 무서웠다. 엄마나 아빠, 고모 등 주변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며 "어린 마음에도 그 고약한 냄새가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직감이 강하게 들었다"고 떠올렸다.

이후 칼라 아리는 같은 냄새를 다른 사람에게서도 맡았다. 불치병에 걸린 고령자, 사고를 당한 어린이, 갑자기 쓰러진 주부나 지병을 앓던 중년의 비즈니스맨 등 종류도 다양했다. 이들은 삼촌과 같은 냄새를 풍긴 직후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

칼라 아리 입장에선 희한한 능력이 달갑지 않았다. 뭣보다 죽음과 관련돼 있어 꺼림칙했다. 부모나 형제, 연인 등에게서 덜컥 죽음의 냄새를 맡게 된다면 어찌해야 할 지 머리가 복잡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망자의 냄새를 맡는다고 해서 그 죽음을 피하게 해줄 능력까지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사람이 곧 죽겠구나' 확실히 알게 될 뿐, 운명을 바꿔놓지는 못했다. 냄새가 나는 사람에게 '당신은 곧 죽게 된다'고 일러주는 것도 못할 일"이라며 "그야말로 저주받은 능력이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지인에게서 또 다시 그 냄새를 맡게 될까 너무 두렵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능력을 원망하던 칼리는 나이가 들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영매사로 활동하게 되고 다양한 사람들의 내면과 마주한 결과다. 그는 아무리 괴롭고 하찮더라도 망자의 냄새를 맡게 된 데는 이유가 있으며, 이를 깨닫는 과정이 인생이라고 마인드를 바꿨다.

이후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상담을 해주고 있다. 귀신을 보거나, 환청이 들리는 사람들에게 "능력을 피하지 말고 당당히 마주하라"고 조언한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영능력이라도 이를 잘 이용한다면, 충분히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칼라 아리는 "세상 누구든 영능력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대부분 본인의 영능력을 깨닫지만 두려움 탓에 봉인하고 만다"며 "한 번 봉인한 영능력은 나중에 끄집어내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피할 게 아니라 솔직하게 다가가고 발전시킨다면 남을 도울 중요한 능력을 갖게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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