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바다의 포식자'라면 흔히 상어 '메갈로돈'을 떠올리겠지만 그에 못지않은 강자가 이전에도 있었다.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육식성 해양 파충류 '모사사우루스(Mosasaurus)'가 그 주인공이다.

1770년 처음으로 화석이 발견되며 그간 상당한 연구가 이뤄진 모사사우루스는 몸길이가 9~15m에 이른다. 4개의 지느러미와 긴 꼬리로 바다를 헤엄치며 연체동물이나 어류 등을 사냥했다. 

이번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모사사우루스 화석이 발견됐다. 영국 바스대학교 진화센터 연구팀은 최근 백악기 저널을 통해 '모로코에서 발견된 상어같은 이빨을 가진 모사사우르스(Xenodens calminechari gen. et sp. nov., a bizarre mosasaurid(Mosasauridae, Squamata) with shark-like cutting teeth from the upper Maastrichtian of Morocco)'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영화 속의 모사사우루스 <사진=영화 '쥬라기월드' 스틸>

연구자들은 모로코 광산에서 찾아낸 화석에서 그 어떤 파충류에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한 이빨을 발견했다. 여기에 붙인 명칭은 '크세노덴스 칼미네카리(Xenodens calminechari)'. 그리스어와 라틴어, 아랍어의 합성어로 '톱처럼 생긴 이상한 이빨'이라는 뜻이다.

연구를 주도한 바스대학 닉 롱리치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크기가 돌고래 정도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무엇이든 두동강 낼 수 있는 칼같이 날카로운 이빨과 뛰어난 민첩성으로 바다를 휩쓸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2열로 난 원뿔형의 날카로운 이빨<사진 위>과 모사사우루스의 생김새. 뱀 또는 도마뱀을 닮았다. <사진= 내셔널지오그래픽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Mosasaurs 101 | National Geographic' 캡처>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모로코 해안에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모사사우루스가 살았다. 일부는 고래와 같이 거대한 크기로 물 속 깊숙한 곳에 서식했으며, 또 일부는 동물을 사냥하는 대신 조개를 먹고 살았다.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의 누룻딘 잘릴 박사는 "이번 화석은 기존 모사사우루스에 상어 이빨을 합쳐놓은 상상 속의 생물처럼 보인다"며 "이는 고생물의 비범한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모사사우루스가 고래와 같이 커다란 개체는 물론 동족끼리도 공격해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6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로 거의 모든 공룡이 멸종하기 전까지 바다를 휩쓸던 이 최강자는 그 뒤에 등장한 메갈로돈의 한참 선배인 셈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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