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로 분류돼 70년이나 박물관에 보관된 동물의 뼈 샘플이 고래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알래스카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본교 북부박물관이 소장한 매머드 뼈가 실은 고래의 것으로 파악됐다고 14일 발표했다.
해당 표본은 독일 역사학자 겸 탐험가 오토 W. 가이스트가 1951년 미국 알래스카주 내륙 페어뱅크스 근교에서 사금 채취 작업 중 발견했다. 포유류로 보이는 동물의 척추뼈 2본이었는데, 외형이나 발견된 위치로 미뤄 매머드의 것으로 추측됐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12만6000년 전에서 1만1700년 전에 해당하는 후기 플라이스토세의 대형 포유류 뼈가 많이 출토됐다. 척추의 크기만 봐도 오토 가이스트나 학자들이 매머드 뼈로 생각할 정도였다.
이 뼈들은 알래스카대 북부박물관에 반입돼 70년 넘게 매머드 표본으로 보관됐다. 다만 2022년부터 이 박물관이 매머드 뼈와 화석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면서 뒤늦게 정체가 드러났다.
박물관 관계자는 “오토 가이스트가 발견한 뼈는 모두 1900~2700년 전의 것이었다”며 “매머드는 대략 1만4000~1만 년 전 멸종한 것으로 생각되며,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북극해의 일부 섬에서도 약 4000년 전 자취를 감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1900~2700년 전의 뼈가 알래스카에서 매머드가 살았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표본이라면 고고학사를 새로 쓰는 중대한 발견”이라며 “안정 동위원소 데이터를 분석해 뼈 주인의 식생활을 추측한 결과 초식 육생동물의 일반 함량을 뛰어넘는 질소-15 및 탄소-13가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동위원소는 육생동물에서도 볼 수 있지만 해양생물에서 일반적이다. 알래스카 내륙에 서식하는 매머드가 이들 동위원소를 많이 축적할 가능성은 낮아, 오토 가이스트가 발견한 뼈는 고래의 것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어진 DNA 추출 및 분석에서는 이런 추측이 확실해졌다. 세포핵에 들어 있는 DNA는 열화가 심해 추출하지 못했지만 미토콘드리아 DNA는 뽑아냈는데, 이를 현생종 고래들의 그것과 비교한 결과 척추뼈 2본은 각각 북방긴수염고래와 밍크고래의 것으로 밝혀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뼈의 정체는 알아냈지만 1000년도 더 된 고래의 뼈가 왜 해안선에서 400㎞ 떨어진 알래스카 내륙에서 나왔는지 의문”이라며 “고대 포구나 하천을 통해 고래가 내륙까지 거슬러 왔거나, 고대인 또는 곰 등 동물이 고래 사체를 서로 다른 목적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오토 가이스트가 뼈를 박물관에 기증할 때 착각했을 수도 있다”며 “이번 성과는 기존에 특정 동물로 분류돼 보관 중인 고생물 샘플의 정체가 전혀 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