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로 배우 윤여정(74)이 들어올린 41번째 트로피는 예상대로 '오스카'였다.

윤여정은 26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유니온 스테이션 로스앤젤레스와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날 윤여정은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쟁장한 후보들과 트로피를 경쟁했다. 

시상대에 오른 윤여정은 아카데미시상식까지 긴 여정을 함께한 정이삭 감독과 스티븐 연, 한예리 등 동료들에 감사를 전했다. 일하는 여성들의 어려움에 공감해준 관객과 평단에 고마움을 전하는 한편, '하녀'로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고 김기영 감독에 대한 인사를 전해 박수를 받았다.

특히 강력한 경쟁자였던 글렌 클로즈에 대해 "제가 이긴 게 아니다"고 언급, 동료 배우로서 존경과 애정을 보여줬다. 글렌 클로즈는 윤여정과 동갑내기 연기파다.

윤여정 <사진=영화 '미나리' 스틸>

이로써 윤여정은 한국 배우로는 최초, 아시아 배우로는 두 번째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영화 '미나리'로 그간 국제영화제에서 총 40개나 되는 트로피를 들어올린 윤여정은 오스카까지 석권하며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했다. 아래는 이번 수상을 포함해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일부는 앙상블상)을 거머쥔 시상식들이다.

▲미들버그 영화제 ▲미국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미국 보스턴 영화 비평가 협회상 ▲미국 LA 영화 비평가 협회상 ▲미국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영화 비평가 협회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영화 비평가 협회상 ▲미국 여성영화기자협회 ▲미국 오클라호마 영화 비평가 협회상 ▲미국 콜럼버스 영화 비평가 협회상 ▲미국 샌디에이고 영화 비평가 협회상 ▲미국 뮤직시티 영화 비평가 협회상 ▲미국 디스커싱필름 비평가 협회상 ▲미국 세인트루이스 비평가 협회상 ▲미국 샌프란시스코 비평가 협회상 ▲미국 흑인 비평가 협회상 ▲미국 뉴멕시코 비평가 협회상 ▲미국 캔자스시티 비평가 협회상 ▲북미 아시아 태평양 영화인 어워즈 ▲미국 비평가 협회상 ▲미국 뉴욕 온라인 비평가 협회상 ▲미국 노스 텍사스 비평가 협회상 ▲미국 워싱턴 D.C. 비평가 협회상 ▲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 ▲미국 시애틀 비평가 협회상 ▲미국 아이오와 비평가 협회상 ▲미국 사우스이스턴 비평가 협회상 ▲캐나다 벤쿠버 비평가 협회상 ▲미국 피닉스 비평가 협회상 ▲미국 온라인 여성 비평가 협회상 ▲미국 할리우드 비평가 협회상 ▲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 협회상 ▲미국 디트로이트 비평가 협회상 ▲미국 조지아 비평가 협회상 ▲미국 오스틴 비평가 협회상 ▲미국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아카데미시상식

윤여정 <사진=영화 '미나리' 스틸>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대단한 배우들과 경쟁에서 일군 값진 성과다. 평단은 물론 각국 관객이 '미나리'에 호응했고 지난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Awards)과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기에 수상이 예견됐지만 비관적인 예측도 있었다. 경쟁자인 올리비아 콜맨은 이미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글렌 클로즈 역시 아카데미에 모두 7회 노미네이트된 연기파이기 때문이다.

이번 쾌거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오스카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직후여서 의미를 더한다. 한국영화계는 '기생충'의 놀라운 성과에 고무됐지만 곧바로 터진 코로나 여파로 1년 넘게 침체돼 있다. 윤여정이 거둔 놀라운 성적은 세계 영화계가 '미나리'로 적잖은 감동과 여운을 받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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