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자각몽(루시드 드림)을 인위적으로 꿀 방법이 과연 있을까.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은 사람이 의지만 가지면 의외로 자각몽을 꿀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은 신비의 영역으로 통하는 자각몽을 의지와 반복훈련에 따라 꿀 수 있다는 실험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자각몽은 말 그대로 잠든 사람이 스스로 꿈을 꾸는 사실을 인지하는 현상이다. 자각몽을 꾸는 사람들은 대개 꿈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신경과학이 발달하면서 잠과 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지만 어떤 이유로 자각몽을 꾸는지 확실하게 입증된 바는 없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영화 '빅 피쉬' 스틸>

연구팀 켄 폴러 교수는 미국 매체 테크놀로지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특정 조건이나 반복훈련, 의지가 더해지면 자각몽을 꿀 확률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잠든 사람들이 제법 구체적인 내용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실험결과를 올해 초 발표한 바 있다.

교수에 따르면 잠에 든 뒤 5시간 후 깨도록 훈련하는 것이 자각몽 확률을 높여준다. 깨어난 뒤 몇 분 뒤 다시 잠들되 ‘이후 꿈꾸게 되면 그것이 꿈인 것을 인지할 것’이란 생각을 수차례 반복한다.

폴러 교수는 “이런 단순한 반복훈련이 의외로 자각몽을 꿀 확률을 높여준다는 게 실험 결과 입증됐다”며 “현실과 꿈을 명확하게 구분하려는 사람의 의지가 자각몽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은 일상 속에서 다양한 상상을 하는데, 그 때마다 의식적으로 ‘이건 꿈이 아니다’고 인지하면 자각몽을 더 자주 꿀 수 있다”며 “현실을 반복적으로 검토하는 이런 훈련은 일상을 사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자각몽을 꾸는 사람에게 간단한 지시를 내리거나 기초적인 산수 문제를 내기도 했다. 일부 피실험자들은 눈이나 얼굴 근육을 움직였고 심지어 똑바로 대답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꿈을 조작하면 우울증이나 트라우마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진=pixabay>

폴러 교수는 자각몽과 일반 꿈이 뇌 활동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비판적 사고를 하거나 현실에 의문을 품으면 전두전피질 활동이 활발해진다”며 “꿈이 발현되는 렘수면 도중 대부분 사람들의 전두전피질 활동이 일시 정지되는데, 자각몽을 꿀 때만은 이 영역이 깨어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식적으로 현실과 꿈을 구분하는 훈련을 반복하면 전두전피질 활성화에 도움을 줘 그만큼 자각몽을 꿀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자각몽이 우울증이나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즐거운 상상을 꿈으로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우울증 완화에 효과적이고, 꿈속의 나쁜 기억을 조작해 지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폴러 교수는 “마음대로 꿈을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사람은 즐거운 상상에 빠지게 된다”며 “꿈에서 세상을 떠난 가족을 만나거나 짝사랑하는 대상과 이어질 수 있다면 우울증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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