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카인, 즉 신체 방어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물질 역할을 하는 당단백질이 손상된 쥐의 척추를 재건해 학계 관심이 집중된다.

독일 보훔루르대학교 연구팀은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척추가 손상돼 몸이 마비된 쥐의 뇌에 인터루킨-6를 주입한 결과 뚜렷한 신경세포 재생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인터루킨-6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실험에 나섰다. 일반 인터루킨-6에 비해 재생능력을 키운 하이퍼 인터루킨-6(hIL-6)라는 융합 단백질로 쥐 신경세포를 자극한 결과 치료가 어려운 신경섬유 축삭(axon) 손상이 회복됐다.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척추 손상은 몸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신경세포는 축삭이라는 일종의 돌기를 갖고 있는데 이 부분이 손상되면 뇌와 근육 사이의 신호 송수신이 끊어진다. 쉽게 말해 뇌 신호가 근육에 전달되지 못해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마비증세가 나타난다.

신경세포의 축삭. 신경이 받은 전기적 신호를 뇌와 근육 사이에 전달한다. <사진=pixabay>

작업이나 스포츠 경기, 심지어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척추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 척추자극요법이나 신경세포 억제, 흥분신호 균형을 재건하는 화합물 등 갖은 연구가 이뤄져 왔다. 다만 축삭이 손상될 경우 이를 완벽하게 복구할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이번 실험에서는 유전자 치료에 적합한 바이러스가 응용됐다. 연구팀은 hIL-6를 생산하도록 유전적 지시를 담은 바이러스를 척추가 완전히 손상돼 뒷다리가 전혀 움직이지 않던 쥐 뇌의 감각운동피질에 투여했다. 주입된 바이러스는 hIL-6 생산을 위한 일종의 설계도를 운동 뉴런에 전달했다.

실험 관계자는 “투여한 부위의 운동뉴런이 hIL-6를 만들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축삭의 가지를 타고 원래 전혀 전달될 리 없는 중요한 신경세포에까지 전파됐다”고 말했다.

척추손상은 거동이 불편해지는 심각한 부상이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덕분에 딱 한 번 주사했을 뿐인데도 몇 주가 지나자 쥐가 뒷다리를 움직이게 됐고 이후 다시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됐다”며 “단지 몇 개의 신경세포에 이 유전자 치료를 한 것만으로 여러 신경세포의 축삭과 척추의 운동을 담당하는 경로의 재생이 동시에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척추 손상이 일어난 직후 바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에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추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쥐가 아니라 덩치가 더 큰 포유류, 최종적으로 사람에게도 유효한지 알아볼 예정이다.

실험 관계자는 “오래된 축삭 손상에 대한 치료효과가 확인될 경우 척추 손상으로 장시간 침대에 누워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새 희망을 줄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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