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령’과 ‘진정령’ 등 일명 ‘브로맨스 드라마’가 지나치게 상업적이며 대중의 윤리 의식을 해칠 수 있다는 중국 정부 기관지 기사가 또 등장했다. 브로맨스란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를 합한 신조어로 남성 사이의 우정이나 친밀함을 의미한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광밍르바오(광명일보)는 26일자 기사를 통해 “브로맨스 작품이 대중의 의식을 오도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명일보는 BL(보이러브) 소설을 TV로 옮긴 브로맨스 드라마가 단기간에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일종의 산업 체인이 형성돼 경제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로맨스 드라마의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친일 논란으로 퇴출된 장철한의 출세작 '산하령' <사진='산하령' 공식 포스터>

신문은 “서브컬처에 불과했던 BL 소설이 드라마로 인기를 끌자 이익에 눈먼 방송사들이 그릇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잘생긴 남성 배우를 캐스팅하고 남남커플을 대대적으로 부각하면서 기본 윤리나 인터넷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브로맨스 드라마는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남성들의 야릇한 상황을 그리는 등 저속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기존의 주류 문화와 가치에 타격을 주고 대중의 의식을 오도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신문은 “작품의 히트로 벼락스타가 된 배우들이 한눈을 팔다 최근 논란이 되곤 했다”며 “선을 넘어선 일부 스타들은 본인의 인생은 물론 문화계 전반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와 노기 신사에서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린 장저한(장철한, 30)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대히트한 이보·샤오잔의 브로맨스 드라마 '진정령' <사진='진정령' 공식 포스터>

신문은 “창작자나 방송사는 돈벌이에 현혹되거나 이익을 우선해 대중의 미적 가치관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며 “배우들은 품위를 지키고 연기력을 갈고닦아 건전하고 예술적인 작품으로 인민에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명일보는 지난 4월에도 브로맨드 드라마가 유행을 넘어 홍수 수준이며, 시청자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냈다. 장철한과 공준(29)의 ‘산하령’이 엄청난 인기를 끌며 종영한 직후였다.

당시 방송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브로맨스 드라마 감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예측과 달리 별다른 검열은 없었지만 이달 중순 장철한의 친일 논란에 중국 정부가 연일 비판을 쏟아내면서 브로맨스 드라마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