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비바람을 몰고 다니는 허리케인의 내부를 촬영한 진귀한 영상이 최초로 공개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일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북대서양 해상에서 포착한 초대형 허리케인 샘(Sam)의 내부 영상을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태풍·허리케인·사이클론 등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른 열대성 저기압은 인공위성이나 비행기로 관측한다. 이 경우 정확한 규모와 세력을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NOAA는 허리케인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해양 드론을 떠올렸다.

NOAA는 세일드론(Saildrone) 사의 7m 자율형 해상 드론 ‘익스플로러 SD1045’를 동원했다. 이 드론은 현재 대서양에서 허리케인 관측 활동을 전개하는 총 5개 감시 드론 중 하나로, 샘의 이동 경로를 계속 추적해 왔다. 

지난 9월 30일 북대서양을 이동하는 허리케인 샘의 내부 <사진=NOAA·Saildrone 공식 홈페이지>

NOAA 관계자들이 공개한 29초짜리 영상은 ‘익스플로러 SD1045’가 지난 9월 30일 허리케인 샘의 안쪽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당시 샘의 영향으로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세찬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댔고 파도는 15m까지 치솟았다. 드론이 관측한 당시 풍속은 초속 54m였다.

풍속은 허리케인의 강도는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1780년 대서양에서 발생해 무려 2만7500명의 사망자를 낸 산 칼리스토의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89m나 됐다. 샘의 풍속은 이보다 못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1974년 허리케인 피피-오를린의 순간 최대풍속은 샘보다 못한 초속 49m였지만 무려 8210명의 사망자와 18억 달러(약 2조1360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NOAA 관계자는 “해상 드론을 이용한 허리케인 자세한 경로 추적은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산 칼리스토와 피피-오를린을 통해 과학자들은 허리케인의 무서운 점이 풍속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허리케인 샘 관측에 동원된 해상 드론 '익스플로러 SD1045' <사진=NOAA·Saildrone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풍력을 동력원으로 하고 강풍에 대처 가능하도록 견고하게 설계된 해양 드론은 위성이나 비행기보다 허리케인에 근접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양 드론이 관측하는 허리케인 경로나 풍속, 세력 규모는 인공위성과 비행기가 잡아내는 정보와는 다르다. NOAA는 인공위성이 수집한 데이터와 해상에서 얻은 새로운 정보를 조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허리케인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NOAA 관계자는 “해양 드론을 사용하면 풍속과 풍향, 기압, 온도와 습도, 염도 등 세세한 데이터를 입수할 수 있다”며 “향후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행체들에 의한 관측에 해상 감시를 통한 정보를 더하면 정확도는 물론 속도 면에서 제대로 된 허리케인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NOAA는 강력한 4등급 허리케인 샘이 이대로 세력을 키우면 바하마나 버뮤다를 포함한 섬은 물론 캐나다 일부와 미국 동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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