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부분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미스터리한 심해어 ‘배럴아이(Barreleye)’를 포착한 최신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몬터레이만해양연구소(Monterey Bay Aquarium Research Institute, MBARI)는 10일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심해 탐사 도중 운 좋게 잡아낸 배럴아이(학명 Macropinna microstoma)의 생생한 영상을 선보였다.

55초짜리 영상은 머리 피부가 투명해 눈과 뇌 등 구조가 모두 들여다보이는 배럴아이가 유유히 심해를 헤엄치는 상황을 담았다.

MBARI가 원격 조종 탐사선을 동원한 최근 잠수에서 포착한 배럴아이 <사진=MBARI 공식 홈페이지>

스푹피시(Spookfish), 데메니기스(デメニギス) 등 여러 명칭을 가진 배럴아이는 통안어과 해수어다. 샛멸목에 속하는 조기의 일종으로 주로 베링 해역의 600~800m 심해에 분포한다. 몸길이는 평균 15㎝로 크기 않으며 관해파리를 포함한 동물성 플랑크톤을 섭취한다.

통안어라는 이름은 독특하게 생긴 눈에서 비롯됐다. 배럴아이를 포함한 통안어들은 통 모양의 눈, 즉 관상안(管状眼)을 가졌다. 두 눈은 마치 돔 같은 투명한 피부에 덮여 보호된다. 눈동자는 평소 위를 향하며, 앞쪽으로 비스듬한 종도 있다.

MBARI 관계자는 “배럴아이는 위를 향한 눈과 심해에 들어오는 미세한 빛을 활용, 자신의 위쪽을 헤엄치는 먹이를 잡는다”며 “관상안은 신축성이 있으며, 회전해 앞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럴아이의 관상안(통안)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이미지 <사진=MBARI 공식 홈페이지>

관상안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건 배럴아이의 투명한 머리다. 학계는 눈이 머리 안에 들어가 위를 보는 형태인 배럴아이가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머리가 투명한 돔처럼 진화한 것으로 추측했다.

통안어의 일부 종은 공생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광도 가능하다. 박테리아가 분포하는 위치에 따라 항문 근처나 복부, 머리를 빛나게 할 수 있다. 학계는 발광 박테리아와 공생하는 일부 배럴아이가 그렇지 않은 종보다 시야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MBARI의 원격 조종 탐사선 벤타나(왼쪽)와 독 리켓 <사진=MBARI 공식 홈페이지>

MBARI 관계자는 “배럴아이가 포함된 통안어들이 학계에 정식 보고된 건 1939년이지만 실물을 접한 건 2004년이 처음”이라며 “원격 조종 잠수정(ROV) 벤타나(Ventana)와 독 리켓(Doc Ricketts)이 5600회  잠수하며 무려 2만7600시간 촬영했지만 배럴아이와 조우한 건 단 9회”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배럴아이는 몸집에 비해 결코 작지 않은 지느러미는 지녔지만 주로 자세를 안정시키는 데 사용한다”며 “먹이활동 외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아 이 미스터리한 생물과 마주치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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