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온도 변화에 반응해 열 투과율을 조절하는 신소재가 등장했다. 학계는 소재를 붙인 유리로 창문을 만들 경우 적잖은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여름에는 유리 표면을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유지하는 신소재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건축물과 자동차, 비행기, 우주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유리창의 에너지 효율을 올리기 위해 실험을 거듭했다. 밖을 내다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창문이 냉난방 측면에서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단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태양열 같은 1차 에너지의 연간 사용량 중 4%는 유리창 냉난방 효율에 들어간다. 때문에 열이 잘 전달되지 않는 저방사 코팅이나 전기로 색을 변화시켜 태양열 투과를 막는 일렉트로크로믹 기술 등이 개발됐지만 효율이나 비용 문제가 만만찮았다.

주위 온도차에 따라 열 투과율을 조절하는 신소재 <사진=난양공과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특히 이런 소재들은 여름과 겨울 두 시즌 모두 대응하지 못한다.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에 의한 실온 상승에는 효과가 있지만 원적외선 영역에서 일어나는 방사 냉각에는 취약한 편이다.

이에 연구팀은 온도 변화에 따라 열 투과를 자동 조절하는 능동형 소재에 눈을 돌렸다.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특수한 나노 컴포지트 박막 구조로 이런 결점을 극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 복합체와 폴리메타크릴산메칠(PMMA), 저방사 코팅 층을 차례로 배열한 구조가 냉난방 효율을 자동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여름 무더위에는 태양열(근적외선) 투과를 억제하는 동시에 방사 냉각을 촉진, 창문이 장착된 방을 시원하게 유지한다”며 “겨울이 되면 여름과 반대 작용에 따라 실내를 따뜻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신소재의 세부 구조. 유리 앞뒤에 저방사 코팅(Low-E coating)이 들어가며 PMMA 스페이서와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 복합체 층이 얹힌다. <사진=난양공과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특히 “새로운 소재가 기능을 발휘하는 데는 전기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며 “스마트 유리로 창문을 만들 경우 적잖은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적외선 카메라로 신소재를 붙인 유리의 에너지 효율을 가시화한 결과 실온(21~23℃)에서 70℃ 이상까지 다양한 조건에서 열 방사량이 자동 조정됐다. 기온 변화에 따라 소재가 역동적으로 냉난방 효율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 관계자는 “중간 규모의 사무용 빌딩을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에서 기존의 저방사 유리보다 최대 9.5% 에너지가 절약됐다”며 “이는 싱가포르의 가정 60가구가 한 해 소비하는 전력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신소재의 특허를 출원한 연구팀은 향후 나노 컴포지트 박막 구조를 개선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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