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니가 너무 많이 자라 먹이 활동에 지장을 받던 복어가 긴급 수술을 받고 일상을 되찾았다.

영국 켄트주 스노들랜드에 거주하는 64세 남성 마크 바이엇 씨는 23일 SNS를 통해 5년간 키운 반려 가시복어 골디를 치료해준 수의사에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사연은 이렇다. 마크 바이엇 씨는 이달 중순 가시복어 골디의 이가 너무 길게 자라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을 뒤늦게 알아챘다.

해수어인 가시복어는 딱딱한 먹이나 자갈을 물어뜯을 수 있는 두툼한 이빨을 갖고 있다. 자연 상태에서는 가시복어가 알아서 이를 갈아내지만 반려어인 경우 게나 조개 등을 정기적으로 챙겨줘야 한다.

윗니를 절반 갈아낸 뒤 일상을 회복한 가시복어 골디 <사진=Sandhole Veterinary Centre 공식 홈페이지>

윗니나 아랫니가 너무 길게 자랄 경우 가시복어는 동료 개체는 물론 스스로에게도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먹이를 제대로 씹지 못해 영양 불균형을 겪게 되고 심한 경우 죽기도 한다.

동물병원 샌드홀 베터리너리 센터(Sandhole Veterinary Centre) 수의사는 골디가 이미 쇠약해진 터라 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시간이 얼마 없다고 본 수의사는 긴급 수술을 결정했다.

수의사는 마크 바이엇 씨가 골디를 담아온 어항에 마취제를 투입했다. 산소를 공급받는 상태에서 골디가 마취된 것을 확인한 수의사는 복어 특유의 방어반응으로 몸이 부푸는 것을 막기 위해 적신 수건으로 몸 전체를 조심스럽게 감쌌다.

골디의 앞니 절반을 갈아내는 수의사 <사진=Sandhole Veterinary Centre 공식 홈페이지>

골디는 소형 전기드릴로 윗니를 절반이나 깎아낸 뒤 마취제가 들어있지 않은 수조로 옮겨졌다. 5분 뒤 깨어난 골디는 10분 뒤에는 건강을 되찾고 활발하게 헤엄쳤다. 집으로 돌아간 골디는 곧바로 먹이를 먹었다.

수의사는 "복어는 위아래 두 개씩 총 네 개의 치아가 있는데, 가시복어의 경우 위아래 한 개씩, 두 개의 치아가 평생토록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 상태의 가시복어는 모래를 씹거나 단단한 껍질을 가진 사냥감을 섭취하면서 치아를 일정량 갈아낸다"며 "반려용 가시복어를 키우는 사람들은 이빨이 지나치게 자라지 않는지 늘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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