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행성 이주 프로젝트 대상 중 하나인 화성에 지금까지 학계의 예상보다 10억년 더 오래 물이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와 존스홉킨스응용물리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약 20억~25억년 전 화성 표면에 마지막으로 물이 흘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지금까지 학계는 약 30억년 전 화성에 물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해 왔다.

연구팀이 화성에 물이 존재한 시기를 기존 학설보다 늦춰 잡은 이유는 소금이다. 화성 지표면에 광범위하게 퇴적된 소금 흔적을 면밀히 관찰한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물이 흐른 시기가 학계 예측보다 훨씬 늦다고 추정했다.

화성에 물이 존재한 시기가 기존 예상보다 최대 10억년 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현재 화성은 춥고 건조한 기후지만 수십억 년 전에는 호수나 바다가 형성될 정도의 물이 표면에 존재했을 것”이라며 “지표면에 물의 흐름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지형뿐 아니라 물이 증발했을 때 남겨졌을 가능성이 있는 소금 퇴적 광상(육지나 바다 등에 퇴적돼 형성된 광상)도 분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활발한 화성 탐사 덕에 가능했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탐사위성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의 관측 데이터를 기초로 지금까지 화성에서 발견된 모든 소금 퇴적물을 조사할 수 있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MRO가 촬영한 이미지를 기초로 수치 표고 모델을 작성한 결과 소금의 대부분이 완만한 경사지에 있는 구덩이에 퇴적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구덩이에는 일찍이 얕은 연못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RO의 흑백 광각 카메라 'CTX(Context Camera)'가 포착한 화성 남반구 보스포로스 고원의 일부. 흰 반점은 강의 유로 흔적에 남는 소금 퇴적물로 보인다. <사진=NASA JPL 공식 홈페이지·칼텍>

이어 “소금이 퇴적된 움푹 파인 곳 근처에서는 하천의 유로도 발견됐다”며 “이 유로는 빙상이나 영구 동토로부터 때때로 녹아내린 물이 화성 표면을 적신 강의 자취로, 구덩이에 형성된 연못들에 흘러 들어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으로부터 23억년 전에 형성된 화산지형 위에서도 소금 퇴적물을 확인한 연구팀은 화산지형 및 충돌 크레이터(소행성 또는 혜성이 행성 표면에 부딪혀 생긴 크레이터) 수를 기초로 연대를 구했다. 그 결과, 빙상이나 영구 동토로부터 녹은 물이 소금 퇴적으로 연결된 시기는 약 20억~25억년 전으로 계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화성 표면에는 소금이 약 3m 미만의 두께로 퇴적돼 있다. MRO를 운용하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소금 퇴적물은 화성에 미생물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며 “적어도 지구의 경우 물이 있는 곳에 생명이 존재했으니 화성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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