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를 혐오한다’는 책으로 알려진 일본 페미니스트 겸 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74)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모친이 불륜을 저지른 것 같다는 10대의 고민에 “엄마의 비밀을 지켜줘라”고 답한 칼럼이 신문에 게재됐기 때문이다.

26일 트위터에는 우에노 치즈코에게 엄마의 불륜 문제를 상담한 10대의 고발성 글이 올라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게시자는 엄마가 동창회를 핑계로 한 달에 한 번 반드시 외출하며, 그때마다 불륜을 저지르는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게시자는 “이에 대한 응답 형태로 신문에 게재된 우에노 치즈코의 글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가정을 지키고 싶은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의 불륜을 이해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더라”고 설명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페미니스트 겸 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 <사진=角川ドワンゴ学園チャンネル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上野千鶴子様】令和二年度 N高等学校 オンライン入学式|祝辞' 캡처>

이어 “유명한 학자라고 들었는데 엄마도 여성이라는 등 제게 해준 조언들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소름이 끼쳤다”며 “이런 칼럼을 버젓이 지면에 내는 OO신문사도 제정신이 아닌 듯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우에노 치즈코는 게시자에게 “엄마의 불륜을 모르는 건 아빠의 무관심 탓” “자녀라도 여성으로서 엄마의 권리를 봉인할 권리는 없다” “엄마의 비밀을 지켜줘라” “엄마의 공범이 돼라” 등 표현을 써가며 불륜을 감싸줄 것을 권했다.

트위터 글은 즉시 2ch 등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자연히 우에노 치즈코의 칼럼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만약 질문자가 엄마 대신 아빠의 불륜을 의심했다면, 우에노 치즈코가 이 같은 조언을 했을 리 만무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문제가 된 우에노 치즈코의 칼럼 <사진=트위터>

우에노 치즈코는 매스컴이나 대중의 비평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페미니즘을 주장해왔다. 우리나라 젠더 갈등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여혐’ 즉 여성혐오라는 단어는 우에노 치즈코의 저서에서 비롯됐을 정도로 한국 페미니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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