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우주를 채운 천체 18억 개를 담아냈던 가이아(GAIA)가 보다 신비로운 탐사 데이터를 공개했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와 목성 사이를 채운 수많은 소행성 사진은 한 폭의 추상화를 떠올리게 했다.

유럽우주국(ESA)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주망원경 가이아가 수집한 최신 관측 데이터 DR3(Data Release3)의 정보 일부를 선보였다. DR3에는 우리은하의 별들을 비롯해 태양계 소행성과 외계 은하 등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가 담겼다.

특히 이번 DR3에는 과거 가이아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것보다 상세한 우리은하 내부의 천체 정보가 수록돼 천문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ESA가 운용하는 가이아 우주망원경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가이아는 천체의 위치나 운동에 대해 조사하는 위치천문학에 특화된 우주 망원경이다. 2013년 발사 이후 태양과 지구의 라그랑주점 중 하나인 L2를 도는 궤도에서 관측을 계속하고 있다.

가이아의 주요 데이터는 2016년 DR1(Data Release1)과 2018년 DR2(Data Release2) 등 단계적으로 공개돼 왔다. 2020년 12월에는 DR3의 맛보기에 해당하는 EDR3(Early Data Release3)도 선보였다.

당시 EDR3를 통해 약 18억 개 천체의 위치와 밝기가 드러나 우주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이 중 약 15억 개 천체에 대한 연주시차와 고유운동 정보까지 포함됐다.

이보다 최신 자료인 DR3에는 수많은 천체에 관한 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우리은하의 경우 EDR3의 정보와 더불어 행성의 화학조성·온도·색·질량·나이·시선속도(지구에 접근하거나 멀어질 때의 속도)가 추가됐다.

최근 ESA가 공개한 가이아 DR3의 일부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총 네 장으로 구성된 이 사진은 DR3가 담아낸 새 천체 정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가장 위 이미지는 3000만 개 넘는 천체의 시선속도를 나타냈다. 천체가 밝을수록 지구에서 멀고, 어두울수록 지구와 가깝게 움직이고 있음을 표현했다.

두 번째는 약 2600만 개 별의 3차원 움직임을 나타낸다. 선은 고유운동 방향, 색상은 시선속도(빨간색은 지구에서 멀어지고 파란색은 지구로 다가가는 움직임)를 각각 의미한다. 

세 번째 사진은 성간 먼지(interstellar dust)의 분포도다. 우리은하의 중심이 있는 화면 중앙이나 은하면을 따라 먼지가 많고, 은하면에서 떨어진 상하 방향에는 먼지가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은 별의 화학조성을 나타낸 이미지다. 색이 붉을수록 금속(수소나 헬륨 이외의 원소)의 양음을 나타낸다. 

ESA 관계자는 “DR3는 천체 스펙트럼을 조사할 수 있는 분광 데이터 덕에 얻었다”며 “추가된 정보는 18억 개 천체를 망라한 것은 아니지만, 시선속도를 알 수 있는 별이 약 3300만 개나 되는 등 학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들로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6월 13일 시점에서 태양계 주요 행성 및 소행성의 위치를 나타낸 이미지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아울러 ESA는 가이아를 통해 태양계 소행성도 약 15만6000개 파악했다. 위 이미지는 지난 1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시점에서 지구와 목성 사이의 소행성 분포를 보여준다. 각 소행성의 열흘분 움직임을 선으로 표시한 것으로, 한폭의 추상화 같다. 녹색은 소행성대 소행성, 파란색은 태양에 보다 가까운 지구근방천체(NEO) 등의 소행성, 주황색은 목성의 트로야군 소행성들이다.

ESA 관계자는 “DR3에는 우리은하의 천체뿐 아니라 약 290만 개의 외계 은하나 약 190만 개에 달하는 퀘이사에 관한 밝기나 색 정보도 수록됐다”며 “우리은하의 상세한 3차원 지도 작성을 목적으로 하는 가이아는 천체의 상세한 역사나 행성 내부 구조 등 보다 깊은 지식을 얻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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