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겹쳐 상호작용 은하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거대 나선은하가 허블우주망원경에 의해 포착됐다.

유럽우주국(ESA)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큰곰자리 방향으로 약 10억 광년 떨어진 나선은하 ‘SDSS J115331.86+360024.2’(통칭 SDSS J115331)와 ‘LEDA 2073461’을 공개했다.

SDSS는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DSS)’에 의해 관측된 은하군에 붙는 명칭이다. 다소 생소한 LEDA는 프랑스 리옹 천문대를 활용한 ‘리옹-뫼동 은하계 외 데이터베이스(Lyon-Meudon Extragalactic Database)’에 수록된 은하를 의미한다.

은하들이 중력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상호작용 은하라고 칭한다. 중력 탓에 접근한 은하 양쪽의 모양이 크게 뒤틀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두 은하는 충돌하게 되며, 최종적으로 합체하는 것으로 학자들은 여겨왔다.

ESA가 6일 공개한 두 나선은하 SDSS J115331과 LEDA 2073461. 상호작용 은하로 여겨지지만 겹쳐서 보일 뿐 두 은하는 멀리 떨어져 있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허블우주망원경이 담아낸 ‘SDSS J115331’과 ‘LEDA 2073461’는 얼핏 보면 서로 끌어당겨 충돌하는 상호작용 은하처럼 보인다. 다만 외형의 변화가 없는 점에서 중력의 영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ESA에 따르면 두 은하는 우연히 겹쳐 보일 뿐 멀리 떨어져 있다. 당연히 상호작용 은하가 아니다.

이 은하는 일반인이 참여하는 천문학 프로젝트 갤럭시 주(Galaxy Zoo)가 실시한 인기투표 결과 선정됐다. 민간 우주 마니아 10만 명 이상이 참가한 갤럭시 주를 통해 천문학자들이 아직 조사하지 못한 은하 90만 개가 새로 분류됐다. 학자들이 몇 년간 조사해야 가능한 작업을 갤럭시 주는 175일 만에 해냈다.

ESA는 “갤럭시 주 프로젝트는 상호작용 은하로 착각되는 두 나선은하를 비롯, 중력의 영향을 동시에 주고받는 세 개의 은하 등 독특한 천체 현상들을 포착해 왔다”며 “학자들이 연구 가능한 영역과 함께, 민간 우주 마니아들이 참여하는 갤럭시 주 같은 프로젝트가 많아지면 인류의 우주개발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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