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기후 변화를 겪기 전의 고대 화성에 대량의 미생물이 존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소르본대학교 연구팀은 1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실린 논문에서 약 40억 년 전 화성 지하에 수소를 먹고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이 대량 번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들 미생물의 활동이 화성 대기 조성을 크게 변화시키면서 결국 빙하기가 찾아왔고 결과적으로 스스로 소멸에 이른 것으로 결론 내렸다.

약 40억 년 전에서 현재로 변모하는 화성 지표면의 상상도 <사진=유럽남천천문대(ESO) 공식 홈페이지>

조사를 이끈 보리스 소테리 교수는 “지금으로부터 약 40억 년 전 화성은 물이 풍부해 현재보다 훨씬 생명체가 살기 좋은 환경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조사는 미생물 같은 단순한 생명체도 자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고대 화성의 기후 및 지형 모델을 기반으로 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당시 화성 지표면 수십 ㎝ 아래에는 수소를 먹고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이 번식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는 초기 지구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화성에서 다양한 생명이 자라나는 일은 아쉽지만 없었다.

소르본대학교 연구팀은 고대 화성의 한랭화로 점차 지표면 얼음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측했다. <사진=보리스 소테리>

이에 대해 보리스 교수는 “주로 이산화탄소로 채워진 화성의 엷은 대기에서 수소가 미생물에 의해 빠르게 손실되면 초기 화성의 습윤하고 온난한 기후가 무너져 버린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태고의 화성 생명체들은 대기에서 대량 소비된 수소와 방출된 메탄의 영향으로 행성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자멸했을 것”이라며 “당시 화성의 기온은 영하 200℃ 가까이 떨어졌고, 생명체들은 살기 위해 더 깊이 잠수했지만 결국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정찰 위성(MRO)이 촬영한 제제로 크레이터. 부근에 생명체의 흔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

보리스 교수는 “화성과 달리 지구 대기는 주로 질소로 채워져 미생물이 오히려 온난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때문에 화성과 달리 지구는 생물로 가득한 행성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허점도 드러냈다. 조사는 화성의 대기가 이산화탄소로 가득하던 시대를 전제했는데, 그보다 이전에는 이 조건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보리스 교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암석 채취가 한창인 제제로 크레이터 등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큰 지역 연구가 진전되면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가 규명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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