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대를 연 캄브리아기에 번성한 고대 생물이 복원됐다. 미국 고생물학의 대가 찰스 월컷이 약 100년 전 발굴한 이 생물은 최신 과학기술 덕에 완벽에 가까운 형태를 되찾았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팀은 캐나다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에 전시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투조이아(Tuzoia) 화석을 이용, 원래 모습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발표했다.

투조이아는 약 5억4100만년에서 4억8540만년 전 고대 지구의 해저에 산 것으로 보이는 절지동물이다. 투조이아 화석은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을 비롯해 세계 여러 전시 시설에 보관됐지만 연조직이 남은 샘플은 없어 정확한 형태를 알 수 없었다.

복원된 고대 절지동물 투조이아 <사진=토론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Brittany Cheung>

연구팀은 그나마 연조직 흔적이 양호한 투조이아 화석 11점을 수집해 복원했다. 그 결과 투조이아는 멕시코 음식 타코를 쏙 빼닮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조사 관계자는 “투조이아는 툭 튀어나온 눈과 얇고 통통한 여러 개의 다리, 새우처럼 벌어진 부채형 꼬리 등 등딱지를 제외한 대부분이 연조직”이라며 “연조직은 대개 화석이 되지 않고 썩어버리므로 살아있을 당시 어떤 형상이었는지 오랜 수수께끼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복원된 투조이아 화석 11점 중 일부는 캐나다 요호국립공원 내 약 5억500만년 전(고생대 캄브리아기 중기)의 버제스 동물군, 즉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남부 스테판 층 버제스 혈암에서 발견됐다. 이곳의 투조이아들은 과거 바다였던 이암층에 잘 묻힌 덕에 연조직 흔적이 현재까지 보존됐다.

복원된 투조이아의 세부 형태 <사진=토론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Brittany Cheung>

투조이아는 캄브리아기 초기부터 중기까지 현재 북아메리카와 호주, 중국, 유럽, 시베리아에 서식한 절지동물의 한 속이다. 성체의 몸길이가 약 18㎝로 캄브리아기 절지동물 중 가장 큰 몸집을 가져 주목받은 투조이아는 특징적인 껍데기 덕에 커다란 돔 형태의 갑각류란 점은 이미 알려졌지만 세부 연조직까지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관계자는 “몸의 형태로 미뤄 투조이아는 해저에 흩어진 작은 생물의 사체를 먹던 부육식 동물, 즉 해양 청소부였을 것”이라며 “해저를 걸을 때 다리가 땅에 닿도록 등딱지를 바깥쪽으로 구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무려 100년 전부터 알려진 투조이아지만 꼬리도 눈도 다리도 확인된 적은 없었다”며 “연조직이 제대로 보존된 화석을 더 찾을 수 있다면 투조이아 외의 다른 미스터리한 고생물 원형 복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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