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왕이 악마를 격퇴하는 상황을 묘사한 1600년 전 부적이 튀르키예 유적에서 발굴됐다. 이스라엘 왕국 3대 국왕으로 지혜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솔로몬은 이슬람교에서는 정령과 대화가 가능한 예언자 술레이만으로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 카라뷔크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22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1600년 전 비잔틴제국 도시에 주둔한 기병들이 소유했던 펜던트를 소개했다. 솔로몬이 말을 타고 악마를 창으로 찌르는 장면을 묘사한 펜던트는 병사들의 무사 생환을 바라며 가족이 전한 부적으로 보인다.

펜던트는 튀르키예 북부 북흑해 연안 파플라고니아에 자리한 고대 도시 하드리아노폴리스의 5세기 지층에서 나왔다. 하드리아노폴리스는 로마 황제의 이름을 딴 고대 도시로 수많은 전투가 벌어진 군사 요충지이기도 하다.  

약 1600년 전 제작된 청동 펜던트. 솔로몬의 전투 장면이 새겨졌다. <사진=카라뷔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사를 주도한 에르신 첼리크바쉬 교수는 "이번 펜던트는 현재 튀르키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나톨리아 지방에서 나온 것들 중 유일하게 솔로몬이 새겨졌다"며 "솔로몬 왕이 들어갔다는 것은 종교적 의의와 역사적 가치가 공존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펜던트는 청동으로 제작됐으며 양면에 고대 그리스어가 음각됐다"며 "한쪽에는 '주께서 악을 물리쳤다'는 글귀와 함께 천사 넷의 이름이 들어갔다. 각 천사는 구약성서 속의 대천사 가브리엘과 미카엘, 이슬람교에서 죽음을 관장하는 아즈라엘과 심판의 날 나팔을 부는 이스라필"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왕국 3대 국왕 솔로몬은 흔히 지혜의 왕으로 잘 알려졌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솔로몬의 전투 장면 및 천사들의 이름으로 미뤄 펜던트가 소유자를 악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부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하드리아노폴리스 발굴 조사에서 이 지역에 기병대가 주둔한 사실이 판명된 만큼 펜던트는 기독교 기병의 소유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에르신 교수는 "솔로몬이 새겨진 펜던트는 아나톨리아 지방에서는 처음 나왔지만 예루살렘에서는 이미 유사한 것이 발견됐다"며 "하드리아노폴리스는 로마제국의 고대 도시로 번창했고 비잔틴 초기에 재건됐다. 비잔틴 제국은 콘스탄티누스가 330년 로마제국을 동서로 분할해 탄생한 만큼 이번 발견은 하드리아노폴리스가 고대에 중요한 종교적 중심지였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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