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표면에서 지름 수십㎞의 소용돌이들이 처음 직접 관측됐다. 수십 년간 이론적으로 존재가 예상된 켈빈-헬름홀츠 불안정성(KHI)이 실제 태양에서 확인된 것으로, 태양 자기장과 폭발적 활동을 이해할 새 단서로 주목됐다.
미국 국립태양천문대(NSO)와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연구소 등 국제 연구팀은 하와이 마우이 할레아칼라 산정에 설치된 다니엘 K.이노우에 태양망원경(DKIST)으로 태양 광구의 자기적 활동 영역을 초고해상도로 관측한 결과를 이달 5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5년 4월 태양 흑점 인근을 약 19㎞의 공간해상도로 촬영했다. 역대 태양 표면 관측 중 가장 세밀한 수준이다. 기존 관측에서 흐릿하고 매끈하게 보이던 자기장 구조의 경계는 실제로 수많은 줄무늬와 소용돌이로 뒤덮여 있었다.
관측된 소용돌이 47개를 분석한 결과 크기는 25~170㎞, 소용돌이 사이의 간격은 평균 65㎞였다. 일부는 초속 0.67~3㎞ 속도로 이동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도 형태와 움직임이 거의 같게 재현됐다.
이번에 잡힌 현상은 켈빈-헬름홀츠 불안정성이다.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두 유체가 맞닿으면 경계에 전단력이 생기면서 파도처럼 말려 올라가는 소용돌이가 만들어진다. 지구의 구름이나 바다뿐 아니라 목성과 토성 대기에서도 관찰돼 왔지만, 태양 광구에서는 규모가 너무 작아 지금까지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이번 발견이 중요한 것은 이 작은 소용돌이가 태양 자기장을 지속적으로 휘고 뒤틀 수 있어서다. 태양의 자기력선이 서로 꼬이면서 쌓인 에너지는 플레어와 제트, 코로나질량방출(CME) 같은 강력한 태양폭발의 에너지원으로 여겨진다. 연구팀은 KHI가 이런 자기장 꼬임을 일으키는 주요 과정 중 하나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태양 표면보다 외곽 대기인 코로나가 오히려 수백 배 뜨거운 코로나 가열 미스터리와의 연관성도 주목됐다. NSO는 KHI가 에너지를 작은 규모로 전달하고 소산하면서 코로나를 가열하는 과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정확한 에너지 전달량과 태양 전체에서의 영향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