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억~110억 년 전 형성된 오래된 은하에서 이전에 확인되지 않던 막대 구조가 발견됐다. 가려졌던 막대 구조를 비로소 보게 된 것은 지난해 7월부터 관측 활동을 시작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성능 덕분이다.

미국 오스틴텍사스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주 탄생으로부터 약 70억 년 지난 시점에 우주에는 이미 막대 구조를 가진 나선은하, 즉 막대나선은하가 존재했다는 놀라운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공개한 사진 속의 두 은하는 모두 약 110억 년 전 형성된 ‘EGS-23205’를 담고 있다. 왼쪽은 30년 넘게 운용 중인 허블우주망원경이 찍었는데, 자세히 봐도 일반적인 나선은하로 보일 뿐 중앙의 막대 구조는 확인되지 않는다.

약 110억 년 전에 형성된 은하 'EGS-23205'. 허블우주망원경이 찍은 왼쪽 사진과 달리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담은 오른쪽 사진은 중심부의 막대 구조가 확연하게 보인다. <사진=오스틴텍사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오른쪽 사진 속의 ‘EGS-23205’ 은하는 중심을 관통하는 막대 구조와 굴곡진 소용돌이 팔이 또렷하다. 누가 봐도 ‘EGS-23205’가 막대나선은하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 정보를 분석하는 국제 천문 미션 ‘원시 우주 진화의 과학적 조사(Cosmic Evolution Early Release Science Survey, CEERS)’의 일환으로 공개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번 성과를 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그간 학자들이 파악하지 못한 총 6개 은하(약 80억~110억 년 전 형성)가 막대 구조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다. <사진=오스틴텍사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CEERS’의 데이터에 담긴 원시 은하들을 들여다보던 연구팀은 ‘EGS-23205’를 비롯해 ‘EGS-24268’ 등 약 110억 년 전 탄생한 은하와 약 80억 년 전 형성된 4개 은하 등 총 6개 은하에서 막대 구조를 새로 발견했다.

조사 관계자는 “나선은하의 막대 구조는 별의 재료가 되는 가스를 은하 중심부로 운반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은하의 진화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막대 구조는 그간의 관측 장비로는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적외선 관측 장비를 활용, 심우주를 탐사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일러스트. 하부의 선실드를 펼치기 전이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막대 구조는 은하 중심 영역으로 가스를 힘차게 운반한다”며 “중심 영역에서 은하의 다른 부분과 비교해 10배에서 최대 100배 속도로 가스가 새로운 별로 변환되는 것이 관측을 통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초기 우주에 형성된 오래된 은하들의 막대 구조를 발견한 것이 은하의 별 형성을 촉진한 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나선은하의 막대 구조가 숨긴 비밀이 향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통해 더 많이 벗겨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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