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10℃ 혹한도 견디는 방한 재킷이 등장했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기온을 염두에 둔 뛰어난 사양에 관심이 집중됐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볼레백이 개발한 이 의상은 표면 온도가 최저 영하 179℃까지 떨어지는 타이탄에서도 여유 있게 입을 수 있다고 해서 '타이탄 플리스 재킷(Titan Fleece Jacket)'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내한 온도가 무려 영하 약 210℃인 이 의상은 충격 흡수를 위한 강성까지 갖췄다. 주변 온도가 낮아질수록 소재가 응집해 강성을 발휘하는 구조다. 

영국 볼레백이 개발한 타이탄 플리스 재킷 <사진=볼레백 공식 홈페이지>

의상의 스펙을 보면 북극이나 남극 활동도 전혀 문제가 없다. 지구에서 관측된 지금까지 가장 낮은 온도는 영하 89.2℃다. 인공위성을 통해 관측된 비공인 최저 온도는 영하 94.7℃(남극)다.

우주의 혹한도 견딜 이 옷의 안감은 폴라텍 플리스다. 등산복 등에 흔히 사용하는 소재다. 이 의상의 폴라텍 플리스는 재활용 소재를 74% 사용하며, 일본어로 '기모'라고 하는 공기를 머금은 구조다. 체온이 흩어지지 않도록 잡아주기 때문에 의상 내부를 따뜻하고 쾌적한 상태로 유지한다.

겉감은 충격 흡수가 뛰어나 방탄복이나 레이싱 헬멧, 심지어 전차의 장갑 소재로 쓰는 다이니마다. 응집력이 강철보다 15배나 높은 다이니마는 '타이탄 플리스 재킷'이 자랑하는 강성의 비밀이다. 복합소재인 다이니마는 강성은 물론 내열·내연성 모두 뛰어나다.

영하 210℃에 견디며 강성도 확보한 타이탄 플리스 재킷 <사진=볼레백 공식 홈페이지>

회사 관계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섬유 다이니마는 추울수록 강성이 높아진다"며 "내마모성까지 뛰어나 만약 인류가 타이탄에 도달할 수 있다면 일상복으로 입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킷의 겉감은 다이니마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극세사 섬유로 재가공한 뒤 소량의 폴리에스터와 스판덱스를 섞어 기계로 짜낸 니트 원단"이라며 "원단은 기존에 없던 입체 벌집 구조로, 흰색 물방울 모양의 작고 둥근 무늬가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촬영한 사진을 퍼즐처럼 조합한 타이탄의 전체 이미지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업체에 따르면, 의상의 이런 부조 패턴은 착용자 보호에 도움이 된다. 툭툭 튀어나온 패턴이 물체와 부딪히면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재킷을 착용할 경우 시속 45㎞로 낙하하거나 어지간한 높이에서 콘크리트 위에 떨어져도 견딜 수 있다"며 "무게도 약 1.35㎏으로 크게 무겁지 않아 활동성도 확보된다"고 말했다.

언젠가 이뤄질지 모를 인류의 우주 진출을 고려한 의상의 가격은 약 995파운드(약 150만원)로 비싼 편이다. 업체는 같은 사양의 '타이탄 팬츠(Titan Pants)' 등 기능성 의상이 지구 외 활동은 물론 재난 시 인명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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