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가 없는 글로벌 경제 위기에 한 자녀만 갖는 가정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돈 때문에 둘째를 갖지 못한다는 가정의 비율이 60%를 돌파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이미 10년 전에 나왔다.

학자들은 한 자녀 가정의 증가가 사회와 국가에 주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특히 혼자 자라는 아이가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와 뇌 발달 양상이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이어진다. 중국처럼 한 자녀를 국가가 차원에서 강제한 국가는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외동아이의 뇌 발달에 대한 연구는 2017년 중국 남서대학교 논문이 유명하다. 국제 학술지 'Brain Imaging and Behavior'에 실린 남서대 논문을 보면, 한 자녀의 경우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보다 창의적이지만 사교성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연구팀은 중국 정부가 1979년부터 2015년까지 36년간 유지한 엄격한 인구 억제 정책의 영향이 한 자녀의 뇌에 미친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대학생 총 250명을 무작위로 모집해 뇌를 스캔하고 성격과 창의성, 지능 등을 측정했다.

외동으로 자란 아이는 창의성이 뛰어나고 상상력이 풍부하지만 사교적 능력은 떨어지는 경향이 여러 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사진=pixabay>

그 결과 외동으로 자란 피실험자는 창의성 측면에서 형제자매가 있는 사람들보다 뛰어난 편이었다. 다만 사교성에 관련된 항목들은 점수가 낮은 경향이 있었다.

연구팀은 한 자녀 집안 아이들의 뇌 구조나 발달 상태가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과 분명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한 자녀 집안 아이들의 이런 특징들은 설문 점수뿐만 아니라 뇌 스캔을 통해서도 확인됐기 때문이다.

창의성 점수에서 한 자녀 집안 피실험자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낸 이유는 두정엽 발달의 차이로 추측됐다. 두정엽은 공간 지각 같은 감각 인지를 관장하며, 특히 고차원적인 정신적 활동에 관여한다.

일반적으로 두정엽의 회백질 양이 많으면 창의적 작업에 유리하다. 형제나 자매 없이 자란 대학생들은 생각의 유연성을 늘리고 상상력 발휘에 유리한 두정엽 회백질 양이 대체로 많았다.

최근 경제적 이유로 아이를 하나만 키우는 가정이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어려운 시대, 한 자녀 집안 부모들은 아이의 사교성을 키워주는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pixabay>

이들의 뇌 내측 전두엽 피질 역시 형제자매가 있는 대학생들과는 조금 달랐다. 타인과 관계에서 자신을 인지하는 기능과 관련된 전두엽 피질 영역의 회백질 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학자들은 이런 뇌 구조 차이가 서로 다른 가정환경에서 비롯된다는 입장이다. 부모의 훈육이나 환경은 물론, 형제나 자매의 유무도 신경학적 측면에서 아이의 뇌 성장에 뚜렷한 영향을 준다는 주장은 여러 학자들이 제기하는 바다.

결론적으로 한 자녀 집안 아이들은 두정엽 발달이 보다 활발해 지능이 높고 창의성이 뛰어나며 학교 성적도 뛰어난 경향을 보인다. 다만 부모의 관심을 독차지해 상대와 교감이 서툴 가능성이 있다. 한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아이가 자기중심적으로 자라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은 뇌 구조와 관련이 있는 셈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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