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말타기 역사가 약 5000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연구팀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등 동유럽에 분포한 얌나야 문화권 매장지에서 인류가 약 5000년 전 말을 탄 증거를 발견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얌나야는 기원전 3400~2600년 다뉴브강 및 우랄산맥 사이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융성한 인도유럽인 문화다. 얌나야의 대규모 매장지에서 발굴된 성인 유골 156구를 분석한 연구팀은 최고 24구가 전문적인 기수라고 결론 내렸다.

이들 유골에서는 ▲골반과 대퇴골 변형 ▲허리 관절 변형 ▲대퇴골 압박에 의한 흉터 ▲대퇴골 직경 및 형상의 변형 ▲반복된 수직 충격에 의한 척추 변형 ▲낙마 및 말에 채여 생긴 상처가 확인됐다.

인류가 말을 언제부터 탔는지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고대 이민자들이 동유럽에 정착하며 피어난 얌나야 문화는 유목이 중심이었다"며 "당시 사람들은 소나 양을 키웠고, 이윽고 말을 사육하면서 점차 세력을 키워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얌나야 사람들이 실제 말 등에 올라탔다는 증거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하나도 않았다"며 "이번 인골 조사 결과로 우리는 얌나야 사람들이 말을 이동 수단으로 썼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류가 언제부터 말을 탔는지는 명확한 결론이 없다. 학자들은 기원전 3700~3100년 중앙아시아 북부 보타이 문명에서 말의 가축화 흔적을 발견했지만 말타기의 구체적 증거까지는 잡지 못했다.

인류는 말을 타기 시작하면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을 맞았다. 긴 시간 빠르게 달리는 말 덕분에 행동 범위가 비약적으로 넓어졌고 이에 따라 사회도 급속하게 발달했다. 뭣보다 전쟁 등 영토 확장이 활발해졌다.

인류는 말을 타기 시작하면서 행동 반경이 급격히 넓어지고 이동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사진=pixabay>

얌나야 문화권은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후기 정착민과 유목민이 만난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역사학자들은 말을 사육한 얌나야 문화권에서 침략전쟁이 활발했다고 여겨왔다.

이에 대해 조사 관계자는 "청동기시대 초기 스텝 지역 사람들이 유럽 남동부로 넘어온 것 자체가 폭력적인 침략으로 생각됐다"며 "이번 발굴로 당시 정착민과 유목민들은 마찰 없이 친밀한 관계를 맺었을 가능성이 새롭게 떠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그 어떤 유골에서도 신체적 폭력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얌나야 문화권에서 만난 토착민과 이민자들이 최소 200년간 물질문화와 매장법 등을 상호 전파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인류의 말타기 역사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자평하면서도, 다른 연구를 통해 인류의 말타기 역사는 얼마든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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